깃발은 많은 문학작품에서 사랑받는 소재이다. 또한 깃발은 나라를 표상하는 국기로도 사용되고 어떤 모임이나 단체를 상징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사랑의 깃발」은 이런 깃발과는 다른 상징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내포된 뜻이 대단히 복음적이고 아름답기에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사랑의 깃발은 어떤 사인이나 암호에 불과하지만 다른 깃발과는 달리 사랑과 봉사가 그 배경이다.
사랑의 깃발이 내걸리게(?) 된 내력은 올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 바오로 서원에서 사회홍보 수단으로 복음 선교를 하는 우리 수녀들에게 천사처럼 나타나 사도직을 도와주신 분들이 있었으니 부산 가톨릭 운전기사회 회원들이었다. 각 본당이나 학교, 공장에 도서전시, 단체선교를 할 때는 항상 책을 예닐곱 박스씩 가지고 다녀야하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택시잡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이런 고충을 아신 기사님들은 비번 일을 이용해 우리가 가는 곳까지 책 박스를 실어다 주시고 또 전시가 끝난 후에도 도와주시는 등 봉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 서원에서 책을 많이 구입하시는 본당에 배달을 해드리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는데 그 문제를 생각해 보시더니「사랑의 깃발」을 제안해 오셨다. 사랑의 깃발은 말하자면 기사님과 우리 수녀들과의 사인이다.
사랑의 깃발은 본당에 배달할 책이 있을 경우 서원윈도우에「예수님의 성탄」이라는 빨간 표지의 어린이 그림책을 세워두는 것이다. 그러면 기사님들이 우리서원 앞 대청로를 지나실 때는 유의해서 보시고「사랑의 깃발」이 내걸려 있으면 손님의 양해를 구하신후 서원에 들어오셔서 책을 싣고 다니시다가 본당에 배달해 주시는 것이다『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로마10, 14~15)라는 성 바오로의 말씀처럼 가톨릭 운전 기사회 회원들은 말씀을 전하는 우리들의 발이 되어주신 것이다. 늘 겸손하게 숨어서 봉사할 곳을 찾아다니시는 기사님들께 고마움을 금치 못하며 우리 신앙의 자세를 돌아보게 된다.
오늘도 감사로운 사랑의 깃발을 내걸면서 서원 앞을 오가는 사람들에게「예수님의 성탄」을 통해 무엇인가를 느끼길 바라고 가톨릭 운전 기사회 회원들에게는 안전운행과 필요한 은총을 주님께 맡겨드리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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