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버린 참새
또또와 또또의 똥똥한 여자친구는 백마(또또는 세발자전거를 이렇게 부른다)를 밀며 끌며 성당 마당으로 놀러가다 똑같이 발을 멈추고 섰습니다.
『응? 저게 뭐지?』
『글쎄…』
또또가 놀라 묻자 또또의 똥똥한 여자친구도 놀라 침을 꼴깍 삼킴니다.
『참새 같아』
똥똥한 여자친구가 발앞에 떨어진 물건 앞에 쪼그리고 앉자 또또도 따라 앉습니다.
『정말, 참새 새끼다』
『근데 왜 길바닥에 떨어졋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나무에서 떨어졌겠지 뭐』
똥똥한 여자아이가 말하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하늘을 쳐다 봅니다.
『얘, 저길 봐! 저 나무 위에 참새 엄마가 앉아 있어!』라며 또또의 어깨를 흔듭니다.
『정말…』
또또도 땅바닥에 털썩 주저 앉더니 고개를 뒤로 젖힙니다.
『정말, 나무에서 떨어졌나봐.』
『그래서 엄마 아빠 참새가 걱정이 되나 보지?』
똥똥한 여자아이가 엄마가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을 때처럼 얼굴을 찡그리며 또또를 쳐다봅니다.
『또또야, 우리가 아기참샐 고쳐줄까?』
『어떻게?』
또또는 아기참새가 불쌍했습니다. 아기참새 뿐만 아니라 나무가지를 오르내리며 아기참새를. 걱정하고 있는 엄마 아빠 참새가, 또또가 아플때 또또를 지켜보던 엄마아빠같은 생각이 들어 더욱 불쌍했습니다.
『우선 백마에 태워서 성당으로 데리고 가자』
똥똥한 여자아이가 말하자,
『그 다음엔?』
또또가 묻습니다.
『그 다음엔? 그 다음엔 나도 몰라. 그냥 싣고가서…』
또또보다 늘 똑똑하고 의견을 먼저 내놓곤 하던 또또의 여자친구도 축 늘어진 참새새끼를 손에 받쳐들며 겁이난 모양입니다.
『아직 따뜻해. 살 수 있을거야』
또또가 똥똥한 여자아이 손에서 참새 새끼를 받아들고 들여다 보며 중얼거립니다.
참새 새끼는 숨을 할딱이며 또또의 손안에서 죽은듯이 눈을 감고 있습니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어서 가자!』
똥똥한 여자아이의 말.
똥똥한 여자아이는 늘 또또보다 먼저 의견을 내놓습니다.
『어디로 가지?』
또또의 말.
『어디로 가긴? 성당으로 가야지!』
똥똥한 여자아이가 딱 잘라말하자.
『성당으로 가선?』
또또가 또 묻습니다.
『……』
그말엔 똥똥한 여자아이도 할말이 없습니다.
「그 다음엔 어쩌지?」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안 납니다.
『수녀님보고 고쳐 달랠까?』
또또의 말.
『수녀님이 의사니?』
똥똥한 여자아이의 말.
『그럼 성모님께 부탁할까?』
또또가 다시 묻자 똥똥한 여자아이는 입을 꼭 다물고 한참 생각하더니,
『그래, 우선 성당으로 가는거야!』
라고 힘차게 말하며 백마를 잡아 끕니다.
두 꼬마는 참새를 성모님 앞 나무밑에 내려 놓으며 두손을 꼭 잡습니다. 아무래도 참새가 살아날 것 같지 않아 울음이 터질것 같습니다.
『참새가 죽을 것 같애』
또또의 울먹이는 말.
『무슨 그런 말을 하니? 성모님이 고쳐주실 거야. 너네 붕어도 살려주셨을지 모르거든』
또또는 똥똥한 여자아이의 말에 퍼뜩 며칠전에 죽은 붕어 생각이 났습니다.
『너네 붕어도 살아나서 다시 개울로 갔을거야. 그리고 이 참새도 내일 아침엔 날아서 엄마 아빠와 같이 살게 될거야』
똥똥한 여자아이가 어찌나 자신있게 말하는지 또또는 금방 참새가 살아날것만 같습니다.
『참새야, 내일 아침에 만나자!』
『성모님, 참새를 고쳐주세요!』
또또와 또또의 똥똥한 여자친구는 두 손을 꼭 쥐고 한 마디씩한 다음 백마를 끌고 성당마당을 가로질러 골목 안으로 사라집니다.
그 뒤에서 성모님과 수녀님이 조용히 웃으며 아이들의 뒷모습을 쫓습니다.
부디, 아기 참새가 살아나서 엄마 아빠 참새와 같이 넓은 하늘로 날아올랐으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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