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부슬부슬 천장에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난 마음속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그 동안 비를 애타게 기다리시던 농부 아저씨 들이 얼마나 좋아하실까? 천주님께서 세상일을 돌보시느라고 바쁘셔야 이제야 농부아저씨들의 간절한 기도의 소리를 들으신 모양이다. 약간 뒤늦은 감도 적지 않게 있지만, 조금만 더 내려주시지 하고 약간의 욕심을 부려본다. 다른 많은 분들이 들으시면『비가 오면 무엇이 좋으냐?』고 하실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점을 이해한다. 왜 이해하기 쉬우냐면 비가 오면 제일 고생하시는 분이 내가 사랑하는 아버지이시기 때문이다. 나의 아버지는 차를 몰고 장사하는 분이시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장사를 공쳐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감사하게 여기신다. 그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가뭄」이라는 소리를 여기저기에서 들으셨기 때문에….
하지만 비가 오고 나면 빛나는 태양은 나온다. 우리 모두는 너무 모르는 것 같다. 마음속으로는『아! 감사드려야지!』라고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그 감사드려야지 하는 마음을 싹 잊어버리고 만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6개월이란 기간을 냉담하다시피 성당에 나가시는 것을 피하시던 아버지께서 이제는 성당에 나가지 않으면 그다음 주일동안 마음이 불편하시다고 요즘은 더 열심히 성당에 다니시는 것을 볼 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비가 오면 개는 것이 당연하고 빛나는 태양은 나타난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조금씩이라도 베풀고 감사드려야 하지 않을까? 비가 그쳐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보고 잠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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