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5억 장애자들의 스포츠 제전인 제8회 서울 장애자올림픽(SEOUL PARAㆍLYMPICS)이 역대 장애자 올림픽사상 최대 규모인 65개구 4천3백61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지난 10월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동안 열전을 펼쳤다.
『도전과 극복』으로 자신과 싸워 이기고『평화와 우정』으로 친구를 이루어『참여와 평등』으로 사회 속에서 정상인과 평등한 입장에서 생활에 임하려는 취지는 모든 국민과 세계인을 놀라게 했고, 그것은 일반 올림픽의 정신이념을 기초로 하여 장애자의 복지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내용을 조화시킨 것이다.
장애자들의 독특함을 맘껏 발휘한 개막 행사는 끝없는 감동과 갈채 속에 장관을 이루며 1백 40분간에 걸쳐 식전공연 행사와 공식 행사, 식후 행사로 진행되었다.
이곳 명휘원의 작은 동산에서도 개회식 식전ㆍ식후행사에 출연하는 휠체어 마스게임 학생 44명과 국가 대표 육상선수 4명, 창던지기1명, 축구 2명을 참가시키게 되어, 모든 직원들도 참가학생들과 한몸이 되어 뛰었다. 그들이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고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 주느라 그야말로 휴일도 없이 총 연습에 임하고 도전과 극복의 의지를 심는 일에 동참하였다.
신체의 장애는 결코 능력의 장애가 아니며, 우리들의 이 부자연스러운 듯 한 움직임은 참여와 평등을 향한 성스러운 노력임을 부르짖으며….
휠체어 바퀴를 끝없이 굴려야 하는 그들의 살갗에는 피멍이 들었고, 균형 없는 걸음으로 달려가 투창을 던지게 되는 뇌성마비아의 허리에는 통증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수녀인 나의 기도는 이제 기도가 아니라 하나의 근심과 부르짖음으로 바뀌어 갔다.『주여, 저 아이들이 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것이 또 하나의 실패감이라는 장애를 더해 준다면 어쩌란 말입니까』
장애자를 두고 질문한 제자의 물음에 예수님께서는『그들은 세상의 수금이요』라고 답하셨다는 성서의 한 귀절을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서울대교구 사회 복지회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의 격려로 대회시작에서 끝 날까지 성화 봉송을 해 주셨고 주일미사 때의 장애자 강론 등 많은 분들의 관심과 축복 가운데 대회가 이루어졌다. 그 큰 명동성당에 그들을 위한 상화가 불타고 있는 동안 그들의 가슴은 따스했으리라!
많은 장애인 가운데 참가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 결과, 한 사람의 낙오도 없이 휠체어 1백m, 2백m경주에서 백민애 학생이 각각 금메달을 따 2관왕이 되었고, 시합 전 고된 연습으로 허리가 아팠던 태준이가 고맙게도 금메달을 따 우리는 은메달 동메달까지 크나큰 수확을 안을 수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상금과 연금까지 받게 되다니 정말 다행스럽고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그중 이민옥(21세)은 선수 합숙기간동안 교제한 모군(소아마비)과 결혼까지 하게 되는 행운을 얻었으니 경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지체장애자에게 혼사의 문제가 어려운 숙제임을 아는 우리로서는 더욱….
딸이 휠체어를 탄 모습만 보아도 마음이 아프셔서 숨어서 대회를 지켜보았다던 민애의 어머니, 지금은 이곳을 졸업하고 다른 곳 소속으로 운동장에서 마주한 유희상 홍덕호 이진호 모두가 내 아이들 같았고 이 곳 생활에서의 사랑의 끈이 너무도 단단히 묶여 있음을 알았다.
개인적으로나 학교의 재정만으로 경기용 휠체어를 구입하기 어려웠던 시절, 보장구가 좋지 않아 경기에서 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경기용 휠체어를 최초로 구입해 주셨던 이방자여사님과 수선회 회원들 또한 잊을 수 없는 분들이다.
나는 말하고 싶다.
「사랑은 진정 승리 하리라」는 것을. 2인삼각의 곰두리가 쉬지 않고 달리고, 장애인 의지를 담은 엠블엠 휘장이 대회, 대회에 꽂힐 때 마다 우리는「장애자는 세상의 소금」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길 것이다.
올림픽화로 코스모스가 선정 되었다 하니 오묘한 하늘의 조화는 나약한 듯 하면서도 아무 땅에서나 싹을 틔우고 순결한 꽃을 피우는,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로 전세계 장애자들의 모습 그대로 서로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가슴을 맞댐을 의미해 주는 듯하다.
오! 복된 장애자여.
사랑의 승리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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