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저는 모성당 사무장님께 용건이 있어 찾아간 일이 있었습니다. 평일이라 사무실 안은 무척 조용했습니다. 그때 마침 그 본당 주임신부님께서 사무실로 들어오셨습니다. 그 신부님과는 초면이었지만 저는 평신도로서 최소한의 예의와 존경심을 보내고싶어 「안녕하십니까?」하고 정중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신부님은 정면에서 인사를 거부하고 나가버렸습니다. 정말 무안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용무는 다른데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섭섭했지만 빨리 잊어버릴수도 있었습니다.
그런일이 있은 후 약2개월이 지났습니다. 모성당에 가서 혼자 기도를 바치고 나오다가 그 본당 소식란을 보니 그 내용인즉 성모상을 갈아 모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읽고 이런 기도를 했읍니다. 『주님! 그리고 성모님! 죽기전에 제힘으로 성모상을 세워보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제게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그래서 저는 며칠후 적은 액수이지만 정성을 모아 1만원을 준비해 그 본당을 찾아갔습니다. 그날은 마침 반상회중이어서 저는 밖에서 2시간을 기다렸습니다. 물론 그 본당 사무장이나 수녀님께 전달해도 되겠지만, 저는 그본당을 자주 다니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 본당신부님께 필히 인사도 드려야할 참이었기에 그런 불편을 기쁘게 참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저의 작은 정성이나마 그곳 신부님께 기쁨을 전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반상회가 끝나고 그곳 신자들의 안내로 2층 사제관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신부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역시 거절당했습니다.
저는 복도에 나와 신부님을 뵙고 성모상건립을 위한 저의 작은 정성을 꼭전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서 있었습니다. 잠시후 신부님은 제 앞으로 다가오셔서 다짜고짜 타본당신자가 왜 이 본당에 찾아오느냐고 냉정하고 쌀쌀하게 호통을 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뜻밖의 일에 그만 눈물이 왈칵 솟아올랐습니다. 저는 울면서 돈을 전하고 나왔습니다 신부님은 「감사하군요」 한마디 남기고 문을 꽝 닫아 버렸습니다.
50대가 훨씬 지난 저로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악몽이었습니다. 저는 다시 성당으로 들어가 눈물로 기도를 바쳤습니다.
『예수님! 신부님께도 인간적인 따스한 가슴을 간직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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