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의 매운 날씨가 밤하늘의 별들마저 얼음덩이로 둔갑시키려는 듯한 11월 26일 저녁. 서울 변두리 이문동성당에서는 영하의 창밖기온을 잊은 채 어린이들의 노래잔치가 열기를 더해가기만 했다.
금년 초,본당 4반세기만에 처음 창단된「다솜 어린이 합창단」이 그간 열심히 기도하며 어려운 환경여건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날개를 펴 보이는 발표회를 처음 마련한 것이다.
청년성가대가 동생들의 위해 합판과 각목을 마련하여「요셉」성인의 기술지도로 꾸몄다는 급조된 제대위의 무대는 비록 초라 하지만,그 무대 위에 하얀 제복으로 곱게 단장하고 질서 정연히 도열하여 어항속의 금붕어가 먹이를 보고 모여들듯 동그란 입모양으로 노래 부르기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은 어린 천사들의 모습 같기만 하다.
그 조그만 입에서 새어나온 여러 소리들은 조화를 이루며 굳어진 어른들의 가슴속에 때로는 소근대듯 은은하게,때로는 천지를 뒤흔들듯 우렁차게,주님께서 들려주고 싶은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만 같았다.
「아베 마리아」「가까이 계신 주님」등 주옥같은 명구들이 꾸밈없는 순수한 어린천사들에 의해 불리워질 때마다 주님의 오묘한 은총에 감사하며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힘찬 박수를 치고 또 쳤다.
자랑스러운 오늘이 있기 까지,어린이들의 작은 꿈을 키워주려고 수고하신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새해에는 좀 더 성숙되고 다듬어진 연주회가 되도록 어린이행사에 어른 모두 더욱 깊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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