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더운 일요일 오후였다. 나는 동생과 함께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리는 만화영화 「우뢰매 1탄」을 보러 시내에 나왔다. 그 주변에는 횡단보도가 없어 나는 지하도 쪽으로 발길을 돌려 내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시꺼먼 작업복을 입은 아저씨 한분이 신문지 한장을 깔고 손에는 녹색소쿠리를 들고 오고가는 사람에게 한푼두푼을 청하고 계셨다. 나는 동생과 함께 못 본체하고 지나려고 했는데 아저씨가 나에게 한푼을 달라고 청하셨다. 나는 영화관 입장료와 사먹을 돈 약간밖에 없었다. 그날따라 잔돈이 없던 나는 당황해하면서 가려고했는데 발을 떼려는 순간 『달라는 사람에게 주고 꾸려는 사람의 청을 뿌리치지 말아라』라는 성경말씀이 생각났다.
나는 3천5백원중에서 5백원을 녹색 소쿠리안에 넣었다. 저렇게 불쌍한 사람도 있는데…나는 우리 부모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주님께서 하루바삐 이 악의 세계, 전쟁과 폭력 거짓말을 일삼고 있는 이 지구에도 빛을 주시어 주의 말씀을 따르는 사람들을 모두 평등하게 하시어 부자와 거지가 생기지 않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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