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창사기념으로 초기 천주교회의 실상을 주제로 제작 방영된「만남」이라는 프로를 보았다. 픽션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가상이 많이 가미되었다고는 하나 초기 천주교 도입 당시 많은 피를 흘리고 돌아가신 순교성인과 무명 순교자들의 참모습을 충족스럽게 재현시켜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목숨을 바친 믿음의 거룩한 모습을 볼 때 단순한 방송프로가 아닌 참으로 많은 느낌을 받았다. 지금과 같이 반듯한 성당도 없고 신부님도 안 계신 가운데 십자가 앞에서 자기 생명은 물론 가족들의 생명도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 우리 성인들의 희생적 모습과 오늘날 규모가 대단한 성당에서 신부님의 집전으로 온전하고 평화스럽게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그 모습은 천양의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이기적이다. 못해 영악해진 오늘날의 사회현실 속에 비단 우리 천주교 신자들만이 아니라 세속이 모든 이에게 교훈적 계시를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리스도교 초기에 로마제국의 박해는 까따꼼바를 창출했고 수난의 핏물은 산하를 적셨다. 이런 엄청난 희생과 처절한 박해의 역사를 거쳐 성서에서 말씀하셨듯이 반석위에 천주교가 기초하고 오늘날과 같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조명하면서 이제 우리는 시대에서 주는 이 혼란 속에 자기 생활을 천주님 앞에서 성찰하면서 묵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작은 계기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생각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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