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勞使)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하나가 해결되는가 하면 10개가 다시 터지는 식으로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연일 대문짝만한 크기로, 또 시꺼먼 활자로 신문지상의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노사문제를 보노라면 애써 누르고 있는 7년 전의 악몽이 슬그머니 되살아나곤 한다. 소름 돋는 일이다. ▼오늘의 노사문제를 보는 눈은 상당히 조심스럽지만 대략 두가지 형태로 집약되는 것 같다. 첫째는 그동안 경제의 고도성장을 빌미로 대부분의 노동쟁의를 제도적인 힘을 빌어 억눌러온 사용자측의 횡포에 대한 질타의 눈이요, 다음은 자신들의 요구를 농성의 시작으로 비로소 표출하는 근로자들의 의사표시 방법에 대한 안타까움의 눈이다. 「노사 모두 협상에 미숙한 점」은 국내의 노사분규 확산을 보는 외국의 눈이다. ▼정말 그동안 우리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해왔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낱말이 경제부문 어디서나 통용될 정도로 우리 삶의 질은 크게 변했다. 그러나 고도성장의 눈금이 자라나는 그만큼 그늘의 폭도 함께 자라났음은 이미 감출 일이 아니다.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잘 산다는 불신의 뿌리는 바로 기업주 자신들이 만들어낸 걸림돌 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물론 기업이 크고 기업주도 크는 동안 수많은 근로자도 크긴 컸다. 문제는 기
업이나 기업주가 큰 폭의 엄청남에 비해 근로자의 성장이 너무나 보잘 것 없음에 있는 것이다. ▼불공정한 분배·불균형적인 처우·인격적인 나눔의 부족이 부른 뼈아픈 결과가 바로 오늘의 노사문제의 핵심이다. 정상적인 방법을 거쳐 조직된 노동조합을 통해 대화와 타협으로 자기주장을 표현해 보지 못한 농성제일주의의 쟁의(爭議) 방법도 문제는 문제다. 그렇다고 지금의 노사문제를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리 경제가 입고 있는 타격의 크기는 우리 모두에게 그 크기만큼 거짓없이 되돌아 오기 때문이다. 그 타격은 근로자 자신에게 누구보다 크게 돌아옴은 뻔한 이치다. 너도 살고 나도 사는 현명한 선택으로 민주화의 여정에 걸림돌이 되지는 결코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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