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사용자간의 갈등, 이른바 「노사문제」가 사회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언론매체들은 연일 큰 비중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대다수의 국민들은 적잖은 불안감을 안고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궐기와 농성, 투쟁과 폭력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대화를 통한 타협점을 찾아낸 후 악수를 나누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 민주화의 도정이 이러한 것인가 하는 기대감도 없지않다.
그러나 큰 회사의 노사분규가 합의점을 찾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가 하면 한곳에서 해결을 보면 또 다른 곳에서 분규가 시작되는 등 노사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매듭을 풀어나갈 수 있을는지 염려스럽기 짝이 없다.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중단의 여파는 큰 공장 하나만 하더라도 하루에 1백억 이상씩의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은 근로자들 편에서 보면 별로 실감나지 않는 숫자놀음이겠으나 궁극적으로는 우리 모두에게 손실만 초래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결국 이 문제의 해결방안은 철저한 노사분규의 원인분석에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물론 기업가들의 어려운 여건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번 노사분규의 확산은 그동안 힘에 의해 억눌려있던 근로자들의 욕구불만이 분출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불만요소가 무엇인지 정확히 판단하여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하겠다.
일반 언론들의 노사분규 진단결과는 「기업가는 반성하고, 근로자는 자제해야 한다」는 것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번 노사분규는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기업가는 반성하고 근로자는 자제하는 것만이 최상의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막대한 이윤을 내면서도 근로자들에게는 인색하고 반면 기업주와 그 식솔들을 호화의 극치를 치닫고 있는 현실이 수많은 근로자들에게 삶의 의욕을 상실케하고 욕구불만의 온상으로 작용해왔다. 이른바 기업윤리의 부재가 오늘의 사태를 야기시켰다고 볼 수 있다.
설령 임금이 박하고 노동조건이 열악하다고한들 근면하고 성실함의 모범을 보여주는 업주에게 근로자들이 궐기하고 폭력을 사용할수 있겠는가. 기업가들이 내것이니까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속성을 청산하지 않는한 노사분규의 원인 제거는 불가능한 것이다. 기업가들이 일차적으로 반성할 점은 바로 기업의 윤리성이다. 기업의 윤리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실천할 의지가 없는 기업가는 기업가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당한 권리 주장에 폭력은 금물이다. 상황에 따라 용인되는 폭력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분명히 그때가 아니다. 학생들의 순수한 정치민주화의 요구에서도 폭력적인 행동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들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자제하는 가운데 요구를 관철시켜 나가는 슬기로움을 보여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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