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民主)정치는 형태면에서는 국민이 그 지도자를 스스로 선택하고 뽑는 것이며 내용면에서는 모든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최대한으로 보장하고 신장시키는 정치이다. 전제군주 국가에서도 어진 정치를 베풀고 자하는 이상이나 노력이 없지 않았으며 현대 여러형태의 독재국가서에 있어서도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갖가지 인권보장 법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민을 억압하고 불행에 빠뜨리는 예가 허다하다. 그것은 모두 국민이 원하지않는 지배권력이 군림하는데 원인이 있다. 국민이 선출하고 국민으로부터 계속 감시감독을 받으며 국민의 신망을 잃으면 물러날수 밖에 없는 정부라면 국민을 진정 주인으로 섭기고 그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정직하고 겸손하게 지혜와 능력을 다하여 봉사할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에 의한」정치를 민주주의에 있어서는 특히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이다. 그동안 현 행헌법의 고수, 내각책임제, 직선대통령중심제 등 헌법의 권력구조를 둘러싸고 많은 논쟁과 투쟁이 있던 것도 우리 허정사의 경험, 정당발달의 정도, 국민의 정치의식과 소망 등에 비추어 어떤 제도가 국민의 자유로운 정부대로 민주(民主)의 실을 얻을 것인가 하는 것이 중심문제였던 것이다. 다행이 많은 국민이 바라던 대로 국정의 최고책임자를 내손으로 직접 선출하는 직선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기로 결말이 났으니 이제 여떤 지도자를 민주시대의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 미리부터 생각해두어야겠다. 첫째 민주화 대열에 가장 앞장서서 투쟁한 지도자라야 하겠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국가의 최고이념은 민주주의라고 헌법에는 늘 적혀 있었으나 정치현실은 그와는 반데의 길로만 걸어 왔다. 독재를 시행하고 국민을 억압하고 불행에 빠뜨린 세력이나 개인은 이제 물러나야 한다. 어느날 갑자기 민주화를 위하여 봉사하겠다는 말한마디로는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고통받고 서러워하는 국민과 함께 온몸으로 독재와 싸운 민주투사를 새시대 민주시대의 지도자로 내세우자. 둘째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하여 봉사할수 있는 참된 경륜가라야 하겠다. 한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지도자에게는 출중한 경륜이 있어야 한다. 더구나 지난 40년의 우리 헌정사에서 비뚤어지고 뒤엉킨 여러가지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지난 시대의 그 많은 희생자,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국민적 화해와 일치를 얻는 일이 맘만치 않을 것이고, 엄청난 규모의 외채 기타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있는 국민경재를 어떻게 건전한 방향으로 틀잡아 나갈 것인가, 노사문제를 위시하여 계층간의 갈등이나 지역감정의 해소, 교육문화사회 등 여러분야에 걸처 넌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선후완급을 가려서 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 각계 각층의 다양한 욕구와 이해의 충돌을 설득하고 조정하며 공동선을 향하여 일치를 얻도록 이끌어 간다는 것이 좀 어려울 것인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직관력, 적절한 해결의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는 현실감각, 일시적인 난관과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신념과 용기, 사람을 가려 쓸줄 아는 밝은 눈과 인화를 도모하는 포용력과 덕성을 갖춘 지도자를 추대하자. 셋째 민족자존을 지키며 국가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지도자라야 하겠다. 오늘날 세계 여러 민족과 국가는 저마다 민족의 번영과 국가이익을 위하여 경쟁 각축하는 현실이다. 세계의 흐름과 국제정세의 기미를 한시도 놓치지 않고 우리의 번영과 국가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국제적 감각을 지도자는 갖추어야 할것이다. 우리에게는 있어서 미국과 일본은 누구인가, 지나친 의존이나 배척을 피하면서 민족자주의 입장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중공과 소련 또는 제3세계의 동향에 유의하면서 국제사회에 있어서 우리의 지위와 이익을 항상 지켜나갈 수 있는 지도자를 새 시대는 요구한다. 넷째 민족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에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지도자라야 한다. 신라의 삼국통일 이래 1천3백년 동안을 우리민족은 한반도에서 한민족으로 독특한 문화를 창조하며 살아왔다. 산업혁명 이후 서양사회에서 발전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념과 체제가 2차대전의 종말과 함께 일본제국주의의 예속으로부터 해방된 조국을 분단시킨 비극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외부로부터 이식된 타율적인 이념과 체제로서의 민주주의이지만 우리는 그속에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평등이라는 보편적인 가치와 진리를 발견하기에 우리는 그토록 독재와 싸우고 민주화를 열망하고 그것을 위하여 싸우고 있다. 새민주시대의 지도자는 북쪽의 갈라진 형제들이 그속에 살고 있는 공산주의 이념과 체제와 비교하여 우리의 우월성을 현실적으로도 입증하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분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외세를 잘 설득하고 이용하며 민족적 양심에 바탕하여 어렵고도 먼길이지만 통일에의 꿈을 남북 전민족에게 제시하는 지도자여야 하겠다. 우리는 이 모든 자질을 갖춘 지도자를 현실에서 찾아보고 부족하면 우리 국민 모두가 보충하도록 노력할 것이려니와 무엇보다 하느님을 믿고 두려워 하며 동포와 나라를 사랑하는 겸손한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갖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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