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의 자선사업은 7가지 애덕의 실천을 의미하고 있다. 7가지의 애덕행위는 ①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일 ②목마른 사람에게 마실 것을 주는 일 ③헐벗은 사람에게 입을 것을 주는 일 ④집 없는 사람에게 머무를 곳을 제공하는 일 ⑤병든 자를 방문하는 일 ⑥감옥에 있는자를 방문하는 일 ⑦죽은자를 묻는 일 등으로 나뉘어진다.
이상 열거한 7가지의 애덕실천은 자선의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는지 모른다. 교회의 자선행위는 교회의 역사와 더불어 계속발전, 성장되어왔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의 자선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크게 신장됐다.
한국교회의 경우 교회가 직ㆍ간접으로 운영하는 자선기관만 따져 봐도 88년 말 현재 3백여개에 달하고 있다. 고아ㆍ노인들을 돌보던 1백여년 전의 자선활동에 비추어 볼 때 괄목할만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아직 교회의 자선, 복지사업이 현 수준에서 머물 만큼 만족할 상태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교회의 나눔 차원은 보다 더 성숙되고 확대되어야 한다는게 이들의 지적이다. 진정한 의미의 자선, 나눔의 정신이 우리교회 모든 신자들의 삶속에 깊이 부리내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비단 이들만의 주장은 아닐 것이다.
최근 서울 청담동본당의 결단은 교회의 나눔, 신자들의 자선행위에 대해 신선한 활로를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청담동본당이 대림절과 더불어 시도하는「전신자 복지시설 방문」은 우선 그 발상이 대단히 파격적이라는게 사람들의 반응인 것 같다. 우리 교회 역사상 한 본당의 모든 신자들이 복지시설을 방문한다는 사실, 그것도 각 가정단위로 실시한다는 사실은 그 예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이 프로그램을 마련한 청담동본당은 이미 자선주일을 기해 60여 곳의 불우시설 주소록을 작성, 신자들에게 배포하고 성찬전가지 각 자정별로 한곳을 선택, 방문토록 권고한바 있다.
어린이를 데리고, 노인들을 모시고, 한가정이 함께하는 시설방문ㆍ사랑 나눔은 생각만 해도 흐뭇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청담동의 전신자 불우이웃방문은 이웃과의 나눔ㆍ크리스찬의 사랑에 대해 근본적으로 생각케하는 계기가 될 것은 틀림이 없다. 형식적인 자선과 불우이웃돕기에 젖어온 우리들에게 반성과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기회를 줄 것을 물론이다.
더구나 본당측은「화려한 옷차림과 동정적인 태도를 피할 것」「우월감이나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 행동은 삼갈 것」등 모두 10개항의 수칙을 만들어 신자들이 참고사항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설 방문 시 지켜야할 태도 등을 상세히 명시한 이 수칙사항들은 바로 이웃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는 청담동본당의 마음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마음들이 조금씩 확산될 때 교회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