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축제일인 예수성탄 대축일을 또다시 맞이했다. 모든 축일이 경하스러움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예수성탄축일은 이제 온 인류의 축제로 보편화되어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인류 구원사의 시원으로서 유대민족이 수천년을 고대해온 메시아의 탄생이었지만 곧바로 영광스러움으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메시아의 탄생은 그 민족으로부터 거부되었으며 끝내는 죽음을 당해야만 했던 것이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부활의 서곡이었다는 점에서 인류 구원사에 있어 크나큰 신비가 아닐 수 없다.
천지창조 이후 인간의 범죄, 구세주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부활사건 등은 절대자 하느님의 구원섭리이다. 인간은 절대자의 이 섭리하심을 깨닫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그래서 결국은 신앙(信仰)이 필요한 것이다.
2천년 전 인간의 모습을 취한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오늘날 현대인들이 신앙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예수 탄생 당시의 사람들 보다는 오히려 믿음이 쉬울 수도 있다. 2천년 간에 걸친 신앙의 가르침을 통해 신앙의 행위는 더욱 용이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신앙인은 2천년 전 그리스도 탄생은 이미 지나간 역사적인 사건일 뿐이며 그리스도인들의 희망은 구세주의 다시 오심에 있다.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약속이기 때문에 우리 신앙인들은 이를 믿고 신봉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2천년 전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아들은 사람이 많지 않듯이 다시 오시고 계시는 그리스도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대림 4주간을 통해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준비하면서 보속과 희생의 행위를 강조하는 소이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다시 오시는 그리스도는 어떠한 모습을 취하고 계실 것인가. 분명한 것은 우리와 같은 인간의 모습을 취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확실한 것은 첫 오심에서와 같이 가난하고 불우한 자의 모습에서 다시 오시는 구세주의 모습은 발견될 것이다.
다시 오실 구구세주를 빌미삼아스스로 구세주를 자처하는 인물들이 속출하고 있다.「거짓 그리스도」에게 현혹되지 않고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성탄의 메시지 실천에 충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오실 그리스도의 모습은 분명 가난한 자의 모습이다.「가난한자는 복된 자」라는 복음 말씀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가난한 자를 도우려는 사랑의 실천행위와 함께 스스로 가난한 자되기 위한 노력은 성탄의 메신지를 실천하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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