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때였던가. 인류문명의 발생하면 연상되는 것이 이집트의 피라밋이었다. 건축기술이나 운반수단 등이 발달되지 않았을 아주 먼 옛날에 그처럼 엄청난 피라밋들이 건축되었다고 하는 것은 분명 놀랄만한 사건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스라엘의 역사」라는 책에 소개하고 있는 일반적인 피라밋의 규격을 보면, 높이가144.1미터라고 한다. 또 그것은 2.5톤짜리 돌 벽돌이 2백30만장이나 쌓여진 것이라고 한다. 무게를 계산해 보면 60킬로 체중의 어른 약 9천 6백 60만 명의 무게에 해당되는 것이 피라밋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피라밋은 어찌 보면 인류 문명의 흔적이 아니라 또 건축 기술 부족했던 시대의 역작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착취와 폭력과 억압의 흔적이 아닌가 생각된다. 피라밋 안에는 겨우 미이라가 된 왕의 시체가 모셔져 있을 뿐인데 그 건축을 위해 히브리 노예들은 피땀과 목숨까지 바쳐야만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생각한다.「실계」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고통은 피라밋이라는 역사적 유물이 인간의 잔인한 폭력과 수탈의 일면을 고발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다.
어찌 보면, 현 시대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인생 안에서 피라밋을 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반복되는 일상 안에서 기계화되고, 또 로보트처럼 단순하게 된 부품과도 같은 사회생활 안에서 겨우 죽음으로 끝장나 버릴 그 무엇만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성탄을 앞두고, 피라밋과는 정 반대의 역사가 바로 성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살이의 피라밋을 건축하는 우리에게 성탄은 구원의 사랑과 기쁨을 보여준다. 특별히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향해있고 우리도 그런 삶을 살도록 보여준 것이 하느님의 육화가 아닐까. 하느님을 기다리는 우리의 준비는-요셉과 마리아, 그리고 목동들처럼-하느님을 온전히 하느님으로 인정하고 신뢰하고 맞아들이는 것일 것이다. 하느님이 우리인생 나름의 폭력의 피라밋에 시종으로 전락하지 않고, 우리의 주님 우리 삶의 목적으로 받아들여질 때 성탄은 인간회복의 역사가 될 것이다. 신앙의 표본인 마리아의 대답처럼『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내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하는 삶이 우리 주위에 많아 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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