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기 중종때의 재상이었던 조광조가 창시한 향약의 4대 절목중에서 상부상조 및 인보정신을 강조한 「환난상휼」의 덕복은 그 어느때보다도 우리가 지금 재음미할 필요성을 느껴본다. 왜냐하면 수십년만에 처음당한 천재지변인 수마가 할쿼고 간 상처가 너무도 커서 가족과 전답, 집을 잃고 신음하는 수재민을 강건너 불 구경하듯 수수방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슴 아픈 일은 수마의 희생자가 선량한 농어민들과 도시의 저지대에 사는 영세근로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을 명심하여, 이웃의 고통을 나의 것처럼 생각해서, 수재민을 돕는데 너의 내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의식으로 국민 모두가 뭉쳐서, 사랑을 베풀 때 수해의 상처는 빨리 아물것이며, 실의와 비탄에 빠져있는 수재민들도 새 희망과 새 삶의 의욕을 찾으리라 확신한다. 특히 심야에 수마가 갑자기 인심 좋은 충절의 고장인 충남을 덮쳐서 전국 제일의 수해지역으로 만들었으니, 가슴이 아픈 일이며, 또한 유비무환의 정신이 생활화되어, 치산치수를 잘 했었더라면, 수해의 정도를 최소화되게 할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도 있다.
옛말에 「진인사대천명」이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듯이 천재(天災)에 대처하는 지름길은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는 국민화합이 아닌가 생각한다. 본인이 지난 7월 25일에 강경읍 황산동일대를 직접 돌아보았고, 부여ㆍ서천지역의 수재민과 대화를 통해서 보고 들은 바, 수해의 참상은 어떠한 말이나 글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으며, 눈물없이는 수재민들을 대할 수가 없었다. 수재민들의 임시수용소는 아비규환의 생지옥을 연상케했다면 좀 지나친 표현일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매스컴을 통하여 보고 듣는 것보다도 수해현장의 참상은 너무도 비통하고 충격적이었으며, 작은 인간인지라 죄가 될 줄 알면서도 하느님을 원망도 해보았다. 하느님 너무하셨습니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시더라도 몽매한 우리 인간들이 개과천선 할 길은 없었을까요? 라고 묻고 싶은 심정이었음을 밝혀둔다.
또한 본인이 천주교 신자의 입장에서 느낀점은, 구약성서 창세기에 홍수전설의 주인공인 「노아의 방주」가 퍼뜩 떠올랐다. 왜냐하면 산사태나 급류속에서 九死一生으로 생존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것이 바로 기적이라고 생각해보았다. 또한 20세기말이 말세로, 타락한 인간을 하느님이 심판하실 때, 제1단계는 물로 제2단계는 불로 하신다고 하신 성경말씀이 실감났었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경제의 기적을 이루어 개구리가 올챙이적 생각못하듯 보리고개의 교훈을 잊고 일부의 국민들은 이기주의 황금만능주의의 팽배속에서 이웃을 잊어버리고 사치 허영 낭비가 심화되고, 말초적인 향락주의에 탐닉하여 가난하고 성실한 없는자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여 국민대화합의 저해요인이 되었다고 필자는 보고있다.
상기한 사실들의 발생요인은 몇가지 예를 들면, 정부당국의 복지정책의 미진에서 오는 빈부의 격차, 정치의 핵심인 치산치수의 안일한 행정에서 온 엄청난 수해,외화내빈(外華內貧)의 전시효과적 행정에서 비롯된 도시의 하수도 마비 등을 생각해볼수 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감정보다는 이성을 회복하여, 누구의 잘못을 是是非非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본다. 즉 위정자나 국민 모두가 깊이 뉘우치고 심기일전하여 각자의 본분에 최선을 다할 결심을 행동으로 보여줄 시기라 본다.
지금 우리들은 경제적 기적에 이어서 정치의 기적을 이룰 시기이며 그 과도기에 몇가지 발전을 위한 진통(합의개헌ㆍ노사분규 등)을 겪고있다. 이러한 역경을 국민의 슬기로 극복되어 우리 민족앞에 영광과 번영이 오리라 믿기에 크게 우려할 것은 못된다고 본다.
정치와 경제의 기적으로 축적된 국민역량을 집결하여 나라의 민주화를 이룩한다면 통일조족의 서광도 비칠것이며 21세기는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등불이 아니라 세계의 둥불이 되리라 확신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엄청난 재난을 당한 수재민 돕기에 모든 국민이 훈훈한 인정의 꽃을 피우는데 인색하지말고 정부 당국은 수해복구 및 수재민들의 구호, 보상에 만족할 수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거듭 촉구하며 일반 국민(특히 지도층인사)도 자중자애하여 사치와 허영을 떨쳐버리고 근검절약하여 있는 자는 없는자를 항상 보살피려는 건실한 국민자세 함양에 동참할것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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