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마귀들린 비신자 한 사람이 있었다. 레지오에서는 매일 그집에 가서 예수성심 호칭기도와 모든 성인들의 호칭기도 그리고 구마경을 외우며 성수뿌리기를 한달이나 하고 9일기도 끝에도 성수를 뿌렸다.
아마 그 집에 뿌린 성수는 한바가지도 넘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다행이 마귀들린 비신자는 제정신이 돌아와 교리를 배우고 영세도 받았다.
한편 성수를 뿌리는 동안 나는 줄곧 성수를 저렇게 낭비해서야 될까? 과연 그 비신자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후 어느날 그 사람은 양주병(큰것)을 두개나 들고 성당으로 성수를 가지러 간다는 것이다. 양주병에는 누런 찌꺼기가 아직 들어있는 채로 씻지않은 병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 성수를 정성스럽게 다루는 방법과 꼭 필요한 때에 뿌려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그리고 두병은 너무 많으니 한병만 가지고 가라고 타이르고 나는 혹시 그분은 하느님보다도 성수로 인해서 자기의 병이 나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하는 우려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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