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인간은「다른사람」과 함께 살고있다. 「다른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다른사람」을 떠나서는 살아 갈수가 없다. 그때문에 사람들은 흔히 인간을 일컬어「사회적존재」또는「공동체적 존재」라 한다.
◆동료로서의 다른 사람
기쁜 일이 있을때 우리는「다른 사람」을 찾는다. 그리고 즐거운 일이 생겼을때「다른 사람」을 찾아나선다.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이다. 즐거움을 함께 나누어 갖기위해서이다.
「다른 사람」과 나눈 기쁨 그리고「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어가진 즐거움은, 작아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욱더 커진다. 따라서 우리가 기쁠때「다른 사람」을 찾는 것은 그를 통해서 기쁨을 더욱 크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우리가 즐거울 때「다른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은 그를 통해서 즐거움이 보다 더 커지도록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본다면「다른 사람」이란 기쁨을 보다 더큰 기쁨으로 만드는 그러한 존재이다. 그리고 즐거움을 보다 더 큰 즐거움이 되게하는 그러한 장본인이다. 다른 한편 우리는 슬픈 일이 있을때「다른 사람」을 찾는다. 그리고 괴로운 일이 생겼을때「다른 사람」을 찾아나선다. 슬픔을 털어놓기 위해서이다. 괴로움을 하소연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은 슬픔 그리고「다른 사람」에게 하소연한 괴로움은, 그를 통해 그 슬픔과 괴로움이 더욱 커지는게 아니라 점점 더 작아진다. 따라서 우리가 슬플때「다른 사람」을 찾는것은, 그를 통해서 슬픔이 작아지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우리가 괴로울 때「다른 사람」을 찾아나서는 것은, 그를 통해서 괴로움이 보다더 작아지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본다면「다른 사람」이란 슬픔이 작아지게 하는 그러한 존재이다. 그리고 괴로움을 점점더 작아지게 만드는 그러한 장본인다.
◆경쟁자로서의 다른사람
우리는「다른 사람」없이 살 수 없다. 기쁨과 슬픔을 서로 나누고,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나누어 가질수 있는「다른 사람」없이 우리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또한「다른 사람」과 서로 앞을 다투어야 한다. 「다른 사람」과 숙명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아니, 앞을 다투면서도 경쟁하지 않고서는 살아 갈수가 없다.
우리는「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앞을 다툰다. 우리는 더 좋은 것, 더 나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서「다른 사람」과 서로 경쟁한다.
우리는「다른 사람」의 생각이 아니라 바로 내 생각을 밀고 나가기 위해서 서로 다툰다. 내가「생각한 것」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다른 사람」과서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우리는「다른 사람」의 말이 아니라 바로 내말을 끝까지 밀고나가기 위해서 서로 다툰다. 내가「말하는 것」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다른 사람」과 서로 마지막까지 경쟁한다.
이와같이「다른 사람」은 우리가 그와 더불어 앞을 다투어야하는 상대자이다. 서로 앞을 다투지 않을수 없는「경쟁자」이다.
◆다른 사람의 의미
「다른 사람」은 한편으로 우리가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나눌수 있는「동료」이다. 다른한편「다른 사람」은 우리가 서로 앞을 다투어야하는「경쟁자」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이러한「다른 사람」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기로 하자. 그리고 좀더 근본적으로 문제삼아 보기로 하자. 「다른 사람」이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이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다른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선「다른 사람」이란 말마디는「다르다」라는 말마디와「사람」이라는 말마디에서 나왔다. 따라서「다른 사람」의 근본적인 특징은 무엇보다도「다르다」는 것에 놓여있다. 「다른 사람」은 단적으로 나와는「다른」사람이다.
「다른 사람」은 나와는「다른」존재이다.
그는 내가 아니다. 그리하여「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나의「존재」를 제한하고 한정한다. 즉「다른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무엇보다는 나 자신이「모두」는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리고「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내「생각」을 제한하고 한정한다. 즉 다른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내가「생각하는것」그것이「모두」는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리고 또한「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나의「말」을 제한하고 한정한다. 즉「다른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내가「말하는 것」그것이「모두」는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이와같이 나의「존재」, 「생각」그리고「말」을 한정하고 제한하는「다른 사람」을 견디어 낸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한없이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다른 사람」은 나의「존재」, 「생각」그리고「말」이 한정되어 있고 제한되어있다는 사실을 내가 절실히 느끼도록 한다. 그리하여「다른 사람」은 내가 한정되어 있고 제한되어 있는「나 자신」을 자각하도록 만든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