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농약없이 농사짓는 법을 취재하기 위해 시골을 간적이 있다.
눈덮힌 논밭사이로 38세대 1백 54명이 살고있는 자그마한 마을이 평화스럽게 앉아 있었으며 스레트지붕 틈틈이 보이는 초가가 우선 반갑게 느껴졌다.
충북 음성군 대소면 성본리 1구 최성미 마을. 이곳까지 들어오려면 버스에서 내려 5리를 걸어야 한다. 아직도 인근의 산에서 나무를 해다가 불을 지피는 마을이었다.
매연도 가스도 없는 그야말로 공해가 없는 마을인 것 같았다.
그러나 취재하는 과정에서 느낀 심정은 암담했다.
농약 피해를 직ㆍ간접으로 겪은 이 마을 주민들이 농약없이 농사를 지으며 이 농법을 확산시키고 있지만 벼농사에 국한돼 있다.
『차라리 벼농사는 농약의 피해가 적은 편』이라고 밝힌 농민들은『지역 특산물로 재배하는 채소ㆍ과일류의 농약피해가 더욱 심하다』고 밝혔다.
이지방 특산물은 고추. 대부분 특산물 재배지와 마찬가지로 특산지인만큼 생산량ㆍ품질면에서 우수함을 인정받아야만 한다.
한농민은『그러나 매년 고추재배로 인해 토지는 메말랐으며 여기에서 생산량을 늘이기 위해서는 농약을 더욱 많이 사용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한숨 지었다.
『작물의 종류를 바꾼다면 황폐화된 토지를 되살릴 수도 있으며 농약을 적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농민들은『그러나 농사는 1년이 주기이며 1년간의 농사가 생계의 수단인 농가로서는 쉽게 특작물을 바꿀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취재를 마치고 5리길을 걸어 나오면서 이처럼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곳에서 독약이니 다름없는 농약이 서습없이 뿌려지고 토지는 병들어 간다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절로 무거워졌다.
가톨릭 농민회를 중심으로 농민과 도시 소비자가 합심, 농약 등 농촌공해 추방운동을 적극 벌여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다시 노래할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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