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친구와 어느날 하찮은 오해로 인해 난 순간을 참지 못하고 격한 감정으로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한적이 있었다.
이로인해 친구는 나에게서 부터 등을 돌렸고 우리의 관계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아주 불편한 관계가 되고 말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의 벽은 더욱 두터워졌고 그 벽을 무너뜨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결국 갈등의 나날 속에 나의 답답한 마음은 사과를 했으나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친구의 마음은 냉정하기만 하였다. 뿐만아니라 어쩌다 성당이나 회합에서 마주치게 되면 고의적으로 피해버리는 친구가 때로는 원망스럽기까지 하였다.
결국은 모든 것을 주님께 맡겨드리기로 하고 난 그동안 혼란했던 마음들을 한 통의 편지에 담아 직접 친구에게 전해주었다.
다음 날 뜻밖에 친구로 부터 연락이 왔다. 평일미사에 함께 참여하자고.
우린 함께 미사를 드렸고, 달리 대화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우린 주님안에서 화해가 이루어졌고 평화의 축복을 보내는 친구의 미소에서 난 감격스러움에 가슴이 찡해왔다.
인간인 우리로서는 자존심 따위의 많은 구실과 자기 합리화 속에서 화해가 도저히 불가능했던 것을 주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열게 하셨고 또한 모든 것을 한꺼번에 훌륭히 해결해주신 주님께 진정 찬미와 감사를 드렸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신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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