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화에 있어서 교육에 대한 관심은 고귀한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의 부모들은 거의 모두가 자녀 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왔고 이 교육열의 결과, 해방 이후 우리는 식민지에서 독립된 다른 어떤 국가 보다도 앞서 발전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교육을 반성적으로 검토할 때, 그 교육의 목표가 진정한 인간계발에 두어지기보다는 당면한 출세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은 오늘의 우리 사회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분야로 인식되어 왔다. 오늘의 교육이 드러내는 파행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었던 바는 아니지만, 우리의 교육계는 입시 경쟁 위주의 비인간화된 교육 풍토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가 수행해야할 공교육의 기능은 과다한 군사비의 지출로 인해 위축되어 왔고, 교육비의 상당 부분을 부모에게 부담 지우고 있다. 최근 대학생의 과외지도가 다시 허용된 것도 이 현상의 연장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에 여기에서는 교육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획인해 보며, 대학생 과외지도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교회의 가르침에서는 교육을 경제 발전과 사회 진보의 가장 효과적 수단으로 인정하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또한 교육이 모든 인간을 완전히 인간답게 만드는 수단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에서는 군비강화를 위해 교육을 희생하며, 창조적 인간이 아닌 특정 체제 지향적 인간만을 양성하려는 현상을 교회는 개탄해 왔다.

그러나 교육은 언제나 인간 마음의 쇄신을 요구한다. 교육은 인간에게 정의와 사랑과 순수성에 바탕을 두고 살아가는 참으로 인간다운 생활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교육은 인간에게 비판력을 길러주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관찰하고 가치있는 것을 발견케 하며, 정의에 위배되는 것은 결단코 거부할 수 있는 인간 감정을 길러주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우리는 인간 사회를 진정 인간답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교육에 관한 이와 같은 교회의 가르침에 견주어 보건데 오늘 우리의 교육 현실은 분명 큰 괴리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 당국에서 대학생의 과외지도를 허용한 것은 정부의 성실한 대책이 없이 국민의 교육권을 침해했던 종전의 작태를 교정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오늘의 교육 현실에 대한 근본적 치유방법 대신에 공교육의 문제점을 호도하고 자녀교육비의 부담을 부모에게 전가하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차제에 교회에서는 교회의 정신에 입각해서 오늘의 교육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의 개선을 위한 방향을 정부 당국에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연구하는 학술적 모임을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교회는 자신의 자원과 인력을 활용하여 부실한 공교육의 피해자인 학생들을 우선 당장 도울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교회가 도서관을 설치해서 건전한 독서운동을 추진하거나, 교회의 대학생들에게 본당의 수험생들을 체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기회까지도 주선하거나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교회는 이를 통해 수험생과 청년들에세 교회정신을 고취할 수 있고, 교회의 교육정신을 살리며 신도 자녀의 교육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