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지역 선교의 요람 춘천교구가 지난 4월 25일자로 교구설정 50주년 금경축을 맞이했다.
이에 춘천교구는 5월 5일을 기해 교구설정 50주년 기념 및 교구성체대회를 개최, 이를 자축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는 춘천교구만의 기쁨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기쁨으로서 경하해 마지 않는 바이다.
교구(敎區)란 교회의 일정한 지역에 교회의 수위권자인 교황에 의해 임명된 주교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하느님 백성의 교회를 말한다(교회법 제369조). 다시 말하면 교구란 가톨릭교회를 지역적으로 구분하는 하나의 단위, 즉 교회의 행정상의 한 구역이다.
따라서 교구 없는 교회제도란 있을 수 없으며 교구설정으로 비로소 교회의 꼴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강원도 지역에 최초로 설정된 춘천교구는 강원도 지역 교회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한국교회의 창설역사는 2백년이 넘지만 교회의 꼴을 갖춘 것은 1831년 북경교구로부터 독립된 조선교구(대목구) 설정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조선교구 설정 이후에도 계속된 박해로 인해 교회의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었고 1911년 조선교구가 서울ㆍ대구로 이원화됨으로써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교구의 분리 신설은 곧 교회의 성장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50년 전 강원도 지역이 서울교구로부터 분리, 교구로 독립된 것은 강원도 지역 교회의 발전상과 직결되는 것이다. 강원도 지역은 예나 지금이나 행정구역상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지역에 교구가 비교적 일찍 설정된 것은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낙후된 여건 때문이기도 하다. 강원도보다 서울과 인접하고 서울문화권에 속하는 충청도나 경기도 지역의 교구설정이 강원도보다 훨씬 늦은 것과 비교해보면 자명해진다.
강원도는 사회ㆍ경제적으로 충청ㆍ경기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고 교세도 미약하였지만 교통의 불편은 결정적으로 교구설정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것은 1965년 강원도 지역 내에서 원주교구가 분리신설된 것으로도 자명해진다.
춘천교구는 광주대교구(1937년)에 이어 아일랜드의 골롬반외방선교회에 의해 교구사목이 시작된 곳이다. 그리고 춘천교구는 교구설정이래 지금까지 골롬반외방선교회 소속 선교사가 교구장직을 맡아오고 있다. 그동안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해온 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교구설정 50주년을 계기로 춘천교구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해야할 시점에 와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모든 여건이 불비한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교회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구청내에 적어도 사목국ㆍ교육국의 신설은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이다. 그리고 평신도사도직 단체의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구운영 전반에 걸친 일대개혁을 통한 춘천교구의 새 모습을 기대해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