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도전은 성공했다. 불가능이 없다는 말뜻을 깨달았다』『정상인들과 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무엇보다 기쁘다』등등 연극을 마친 농아자들은 흥분과 감격에 떨면서도 자신감을 갖고 살겠다는 결의를 굳히고 있었다.
2월 1일과 2일 양일간 부산 가톨릭 농아선교회 농아자들은 부산 시민회관 소강당에서 자기들만이 출연하는 연극을 1천 1백여 관객들만이 절찬 속에 끝낸 것이다.
2월 1일 농아자들의 연극「아합의 눈물」이 공연될 때 관객중에는 시종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는 수녀님 한 분이 계셨다.
그 수녀님은 10여년을 장애지를 위해 일해오면서 지금은 뇌성비아들을 돌보는 소화 영아재활원 원장님이란걸 나중에 알았다.
수녀님의 눈에는 수화로 연기해내는 농아자들의 동작 하나하나에서 그들의 생활까지 환히 비쳤던 모양이다.
대부분의 농아자들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해야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어 이번 연극을 위한 연습시간이란애당초 없었다.
그런데도 밤늦게 한데모여 거의 매일 세시간씩 4개월이나 계속 연습을 한 농아자들은 연극으로나마 표출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사연들이 있었다. 일터에서 퇴근해도 수화를 못하는 가족들과 대화도 못하고 TV를 봐도 소리를 듣지못해 안타깝기는 매한가지였다.
또한 직장에서의 부당대우는 약과이고 걸핏하면 쫓겨나는 신세.
사회의 몰이해로 아프게 저려왔던 설음받는 인생들이 야훼 하느님의 권능과 사랑을 극화한「아합의 눈물」을 통해 온몸으로 하느님께 매달렸던 현장이었다.
장애자에 대한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 교회안에는 과연 없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성당의 구석방 하나면 족할 이번 연극 연습장소도 몇돗에서나 거절당하고 쫓겨났다는 얘기.
더군다나 주일미사 때 수화통역자가 농아자들에게 수화로 미사룰 설명해주면 신자들은 분심든다며 싫어해 먼저 신자들의 눈치부터 살펴야 한단다.
구두방에서 일한다는 농아자군은『하느님은 정상인만을 위해 오셨습니까』하고 물어왔다. 기자의 대답이 궁할 수밖에 없었음은 그질문이 바로 기자의 마음 밑바닥을 꿰뚫어 보는듯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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