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가진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함께 나누어 Q G N (고통)있어도 온세상 외치리! C Q(나오세요 .오버)! 하느님!」
전파를 통해 전세계인과 친교와 신심을 나누는 가톨릭 아마추어 무선사회 (마르코니회)의 피정에 참석한 것은 「평화는 국경이 없는 가치」라는 평화의 날 메시지가 발표 되기 얼마전인 몹시추운 날이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온 자매 옆에서 하느님께 보내는 Q S L (교신증명카드)를 열심히 땀을 흘리며 점자판을 눌러가며 작성하는 한국 맹인 아마추어 무선사회 회장이자 가톨릭 녹음 도서관 관장이기도한 한형제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지난 수년간 그들을 통하여 보여주신 주님의 오묘하신 섭리에 저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 나오고야 말았습니다.
단지 맹인 H A M이 있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면서, 기말시험기간에도 불구하고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가까스로 수소문하여 찾은 곳은 서울 남산동에 위치한 가톨릭 맹인 선교회관이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는 하나의 경이요 그분의 부르심의 표지였습니다. 이게 인연이 되어 가톨릭 맹인 선교회를 알게 됨은 저에게는 큰 행운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분들이 쓰고 다니시는 검은 안경에서 어떤 권위를, 그리고 짚고 다니시는 희지광이에서 겸손을 발견할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그 권위와 겸손은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자 책임인 것입니다.또 그분들은 말로만 떠들어대며 행동이 따르지 못하는 우리들과는 달리 철저히 평화와 사랑에로 투신하고 있었습니다.
소록도의나 맹인들을 위하여 사랑의 녹음기를 보내고도 부족하여 그들이 전파를 통하여 이웃들과 대화를 나눌수 있도록 아마추어 무선국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그분들에게는 별로 자랑할 것도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는 지구인들의 눈에는 사랑에 취하여 비틀거리는 하느님 나라의 ET들인 이들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도 당연하지요.
『C Q!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마이크를 잡으며 당신께로 안테나를 향하게 하소서. 우리의 형제인 전파가 그 고운 나래를 반짝이며 날면서 보다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게 하소서』 라고 기도하는 회원들의 눈동자에는 새인류를 위한 봉사자로서의 결의와 새시대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차 있었으며 가슴에는 꽁꽁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고도 남음직한 사랑의 뜨거움이 가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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