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 적십자사의 주선으로 85년 10월 15일 부터 약 1개월간 중공을 방문, 많은 친척들을 뵙고 그곳 교회를 여러곳 찾아 보았습니다.
23세까지 중공땅에서 생활한 저는 실로 40여년 만에 중공내 친척들과 감격적인 만남을 가지게 됐고 또 세분의 신부님과 한 분의 수녀님 및 수많은 신자들을 뵈었습니다.
지금 중공교회는 당국으로부터 많은 제재를 받으면서도 신앙을 되찾고 성사에 임하게 된 것을 한없이 기뻐했으며 그 큰 은혜에 어쩔줄을 몰라하던 그 분들의 모습은 언제 까지라도 저의 마음속 깊이 생생하게 남을것만 같습니다.그분들은 근 40년을 공산치하에서 온갖 박해와 고통을 받으며 수많은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을 잃고 간신히 살아남은 형제 자매들이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을 통해 그 고통스러웠던 체험담을 듣고 실로 인간의 생명이 한없이 모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그 박해 속에서도 살아남게 된 것이 오직 하느님의 은총일 뿐이라고 되풀이해 말했습니다.
그들은 초라하고 가난하게 보였지만 따뜻한 사랑과 화기가 감도는 모습을 볼 때, 저는 주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한 형제들의 모습과 우리 교회를 비교해 볼 때 어쩌면 우리는 지난 날의 박해를 잊고 무사안일한 가운데서 그리스도 형제애에 무디고 있지나 않은지, 또 그러한 중공교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행여 무관심한 상태에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찾은 중공교회는 우리 신앙의 선조 이승훈이 영세했다는 북경의 남당교회와 북당교회를 비롯, 우리 한국과 역사적으로 관계 깊었던 특히 연변지역내 교회들이었습니다.
연변지역은 현재 소위「조선족 자치구」로 설정돼 우리 교포가 약 2백만이나 거주하고 있으며 우리 고유문화도 발전시켰고 연변종합대학을 비롯 다수의 초ㆍ중ㆍ고가 설립돼 있습니다.
이 지역은 해방전 연길교구로서 10여개소의 성당과 많은 신자들이 거주하고 있던 곳으로 지금 연길천주교회를 비롯 용정 도문 팔도구 돈화 천보산 등 6개의 교회가 부활, 두분의 신부님과 한분의 수녀님이 사목에 임하고 계셨습니다.
그외에도 흑룡강성 일대와 하르빈 장춘등에 교포신자가 많이 있다는 애길 들었습니다.이 연변지구교회의 큰 소망은 현재 4개의 본당과 2개의 공소가 있으나 새로운 성전이 5~6개소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또한 성직자 부족으로 인해 제때에 미사성제와 성사를 보지못하는 문제와 신자 대부분이 60~70대 노인이라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한국 교회에서 이해하고 많은 협조를 주실 것을 그들은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연변지구 2백만 교포들의 정치 사회 문화적 비중은 중공내에서도 상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북한과 밀접했던 과거와는 달리, 중공정세와 북한정세는 큰 차이와 변화를 보이면서 소련과의 관계는 불목과 단절의 상태였으나 자유세계와의 문화 경제등의 교류는 확대됐습니다.
자유세계인과의 왕래가 빈번해져 그곳 광주 북경 천진 장춘 길림시 등에서는 시내각처에서 많은 구미인 아랍인 동남아시아인의 왕래를 볼 수 있었습니다.외국관광인ㆍ실없인 등의 빈번한 왕래에서 지금 중국대륙에는 자유의 물결이 급속히 흘러들어옴을 느끼게 했습니다.
따라서 저의 느낌으로도 한국과의 관계가 우호적이란 점을 볼수 있었으며 한국에서 왔다하여 특별한 감사
나 제재가 있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을 뿐아니라 오히려 어딘가 모르게 친절함을 보였습니다.
현재 중공은 국민들에게 개인기업 상업 등을 허용하고있으며 농민들에게는 집단농업체제를 철폐, 농지를 각기 분양해 자작농을 하게 하며 축산과 부업도 실시했습니다.
그런 반면에 중공당국에 대해 또 중공교회에 대해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중공당국이 천주교회계의 「애국공약」이란 규약을 설정, 그 규약을 따르는 교회만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히 그곳 신자들이 한국교회에 당부하고, 소망하는 것은 지난날 그들이 처했던 일과 이제신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수십번이고 죽음네 직면하면서 오직 신앙을 지키고 하느님께 의지하고 그 모진 생명을 이어왔다는 것입니다.
저는 감정이 무디고 사랑이 부족한 사람이었으나 얼마나 눈시울을 적셨는지 헤아릴수 없으며 어찌 그형제들의 깊은 신앙과 마음을 헤아릴수 있겠읍니까마는 그분들의 쓰라린 고통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한국교회 형제자매들에게 알려드리고 깊은 마음으로 이글을 씁니다.
이번에 제가 만난 이들은 그곳에서 생을 마쳐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서러움과 그리움을 무엇으로 달래고 그들을 어떻게 구원의 길로 인도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 한국천주교회의 당면한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이 그분들께 내리기를 기도하면서…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