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가까운 친척 한분이 점을 보러 갔는데『유치원에 다니는 둘째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할 운이라면서 부적을 대문에다 부치고 콩 한되를 사서 차가 다니는 길거리에 뿌리라는 것』이었다. 명색이 대학을 나와 여자고등학교 선생의 직책을 맡고있는, 그래도 사회에서는 깨어난 축에 들어가는 분이 점장이의 말을 믿고 그대로 실행하였다. 유치원에 다니던 그 애가 지금은 중학생이고 그 동안 교통사고를 한번도 당하지 않았으므로 확실히 점장이의 말을 그대로 믿고 따랐던 효험(?)이 있었나보다. 이런 것을 미신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런 행위를 우상숭배라고 부르고 싶다. 미신이란 무엇인가. 이상의 실례에서 보았듯이 미신이란 하느님이든 귀신이든 신령한 힘을 가진 존재에게 무엇인가를 해드리고 그댓가를 기대하는 행동이다. 내가 콩을 뿌렸으니까 우리 아이는 절대로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기독교나 고등종교의 핵심이 되는 사랑이나 자비의 정신이 결여되어 있다. 내가 무엇인가를 행하였으니까 하느님은 당연히 나에게 복을 내려주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에는 주고 받는 상업적 거래가 있을 뿐이다. 미신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그것이 어리석은 짓행동이 아니고 상업적 기복신앙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해야겠다. 우상숭배도 미신에 속한다. 십계명 중에 첫째 계명이『나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하였는데 여기에서 숭배행위를 금지하는 다른 신이란 금송아지나 독수리의 머리 등 고대 이 민족들이 섬긴 숭배의 특정 대상에 대한 것이 라기 보다 사랑의 정신이 없는 미신적인 거래관계를 없다한 생각이 든다. 금반지와 금목걸이를 헌납하여 금송아지를 만들고 그 앞에서 경배를 올린 행위자체를 징계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런 행위의 밑바탕이 되는 마음자세 즉 기복적 신앙을 경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주일에 세번이나 금식기도를 바치고 한번도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으며 십일조를 꼬박꼬박 내고 있습니다. 나는 주님을 위하여 이렇게 희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여, 나는 구원을 받지 않을수 없다고 확신합니다』라고 기도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미신을 믿는 자이요, 우주숭배를 하는 자들이다. 아들의 대학입시를 위하여 백일기도를 드렸으므로 우리 아들은 반드시 합격을 해야한다고 믿었다가 기복한대로 되지 않으면 하느님을 욕하는 사람도 미신을 믿는 자이다. 신앙의 위대함은 회개의 눈물과 사랑의 행동에서 나타난다. 나의 의무인 구원을 기대하는 기복신앙은 신앙도 아니요 사랑도 아니다. 일종의 장사일 뿐이다. 점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을 욕하는 기독교신자들이 많다. 그러나 점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과 똑 같은 미신행위를 저지르는 기독교신자들도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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