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에 발족된 한국가톨릭 문화연구원은 금년 4월에 열릴 첫 심포지움에서 앞으로 3년간 여섯 차례에 걸쳐 개최할 심포지움 주제를 결정하였다. 금년중에 가질 두 차례의 심포지움 주제는 ①「가톨리시즘과 한국문화」②「한국인의 종교적 심성과 가톨릭신앙」으로 되어있다.
한국가톨릭 문화연구원은 한국 천주교 2백주년 기념행사가 있은 후 이땅의 복음화 제3세기를 내다보면서 가톨릭 신앙 토착화 사명에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만든 자생적 연구기구이다.
그동안 한국 천주교회는 <문화>부문에 대해서는 너무 아는 것도 부족했고 관심도 부족했음을 솔직이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한국 천주교 초창기에는 오히려 이벽ㆍ이승훈ㆍ정약종을 비롯한 학자들에 의해 그리스도 복음이 한국 재래문화와 조화있게 접합할 수있다고 생각되었었다. 실제로 그러한 믿음을 바탕으로하여 초기교회 신자들은 온갖 박해를 감수하며 진리를 증거해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뒤 막상 신앙의 자유가 실현되고 제도교회가 정착한 이래 복음의 토착화 노력은 후퇴하는 양상을 띠었었다. <토착화>라는 말은 최근에 복음의 <육화>라는 뜻으로 재해석되기도 한다. 이 육화 개념에는 하나의 절대 한 복음이 지역문화 색채에 너무 복음이 지역문화 색채에 너무 치우쳐 몰입되는 것을 우려하는 뜻을 내포되어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하느님과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전제로하여 우리는 세계의 온갖 지역문화와 민족문화가 지니는 색채와 특성의 다양성에 대해 가슴을 열고 찬양해야 할 것이다. 일치안의 다양성은 하느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신 바 아름다운 조화인것이다.
이 조화 안에서 개성적인 온갖 생명이 약동한다.
일찌기 요한 23세 교황은 회칙「어머니와 교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가톨릭 교회가 바라는 통일성은 초자연적 생명과 사랑안에서의 통일이다. 각 민족의 땅에 뿌리박은 문화의 독특성과 재능을 북돋우는 사업이있다면 교회는 어머니와 같은 자세로 그일을 도와주어야 한다』또 제2차 바티깐공의회의 「비그리스도교에 대한 선언」도 하느님이 그리스도를 보내 세상과 화해하셨음을 상기시키면서 타종교와 지역사회 전통문화들에 대한 정당한 존중을 강조하였다. 한국 천주교 2백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요한바오로 2세 교황도 말씀하셨다.『복음도 문화의 한누룩이다』라고. 문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복음이 한지역의 사람들과 만날수 없기때문이다. 한국천주교회는 그동안 가톨릭교회 정점으로부터 누누히 교시된바 민족문화에 대한 존중과 토착화 노력에 등한해왔음을 자성해야 할 것이다.
개신교보다 1세기를 먼저 들어온 천주교가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대학운영 출판실적 신자수 민족독립운동의 역사에 있어서 개신교의 절반정도도 따라가지 못한 태만을 자책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천주교도 한국 민중에게 행여 서양종교처럼, 귀족교회처럼 보이지 않아야하며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에 자연스럽게 함께 살고있어야할 것이다. 이러한 사명을 위해 한국가톨릭 문화연구원의 민족문화연구및 문화의 복음화사업이 공헌하는바 있게되기를 충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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