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올 성모님!
비운다고 하면서도 다는 비우지 못한 마음이 있습니다. 후회와 연민을 남긴 지난 시간들 속에 끝없는 욕심과 무모한 생각들로 화려한 허상을 쫓아 소박한 실상 하나에도 충실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나 자신을 반성하면서 눈이 하얗게 얼어붙은 성지 절두산에서 새해 첫토요일을 맞습니다. 기대와 설레임의 이 한해에도 국가와 가정과 소중한 이웃들을 위해 미사에 참여하여 성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씁니다.
성모 어머님!
오늘도 삶의 의미 안에 안주하려는 당신의 딸이 또 다시 시린 두손 모으고 아픔과 고뇌를 아룁니다. 바위같이 무겁게 짓눌리는 아픔에도 함께하여 주시는 성모님. 두뺨위로 흘러넘치는 눈물은 자애로우신 당신 모습안에서 때로 얼룩진 내모습을 정화시키기 위한 눈물일까요.
성모님! 당신의 일생은 한마디로 고통으로 점철된 생애였으며 예리한 칼날에 찔리는 듯한 아픔도 묵묵히 받아들이신 삶이었습니다. 아픈 성심에 상처를 주는 이 못난 저를 용서하소서.
어머님! 당신의 인내의 삶을 조금은 닮아보고자 눈을 씻고 지난날의 그릇된 생각과 아픔과 고뇌의 서열들에 차곡차곡 쌓여진 마음들을 절두산 강바람에 날려 보내고자 하오니 어떠한 고통도 이겨나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시어 어떤 것에도 속박되지 않고 매순간 순간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참 신앙인이 될 수 있게 전구하여 주소서.
화려한 허상을 쫓기보다는 소박한 실상에 충실할 수 있는 좀더 성숙된 빛깔의 모습으로 다듬어 주시옵소서.나아가서는 모든 이에게 필요로 하는 나의 생활이되어 아무리 주어도 부족을 느끼는 영혼들에게 사랑받기 원하는 내가 아닌 사랑을 주는 내가 되어 하루의 희망과 아들의 실망 속에서도 기쁨과 슬픔의 절제를 잘 할수있는 하느님의 자녀이고 남을 위해 겸손되이 기도하는 내가 되고 싶습니다.
성모님!
하느님께 선택된 당신의 위대한 믿음과 순종, 겸손을 배워 포근한 품에 달려들 수 있는 한점 스스럼없는 어머님의 사랑받는 딸이고 싶습니다.
우리의 전달자이신 성모 어머님!
성인들과 함께 빌어주소서. 그 옛날 병인박해 때 순교하신 성인들께서 곳곳에 계시는듯 훈훈한 느낌을 주는 절두산 성당에서 간절히 아뢰고 또 아룁니다.
설경위에 펼쳐진 티없이 고운 당신과 푸른님의 살짝 미소짓는 듯한 푸른하늘 향해 기도드립니다.
천주의 성모여 이제와 우리 죽을때에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 그리고 한때 타올라 꺼지는 불꽃이 아닌, 꺼지지 않는 빛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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