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찌들어 한번쯤 조용히 무릎 꿇어 기도드리고 주님을 찾고 싶은 마음. 사화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했을 것이다. 어릴적부터 성당에 다녔고 왠지 특별한 고향이 없는 나에겐 주일에 한번씩 가는 그곳이 유일한 고향인 셈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성당은 발길닫기가 힘들고 주일미사가 끝나고 발길을 돌리려다보면 허전함과 아쉬움만이 남는다.
나 자신의 믿음이 부족해서인지… 학창시절때 수업이 끝나고 친구가 다니는 교회에 간 일이 있었다. 2층은 예배실이고, 1층은 넓은 마루로 아무나 와서 기도드리고 갈 수 있는 공간이 있던 것을 보고 나 자신의 믿음에 관해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아니 기도드리고 싶어 성당에 가면 철문은 굳게 닫혀있곤하는 모습에, 믿음이 약한 내게 닫혀있는 문넘어 성모마리아님의 모습을 아쉬운 듯 뒤로하고 이방인의 걸음으로 돌아오곤 한다. 매일매일의 평일미사가 있곤 하지만 그시간에 항상 맞추어 갈 수 없는 현실이고 보면 성당에 아무때나 가고 싶은 곳이기엔 너무도 먼 곳이라 느껴진다.
점점 성당의 규모도 크게 늘리고 신자수도 불어 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고 기쁜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신자들이 자유스럽게 기도드릴 수 있는 공간, 그러한 공간이 있다면 더없이 믿는 신자도 늘어나고, 연약한 마음이 좀 더 믿음으로 굳건해지지 않을까 한다. 또 한밤 메말라가는 생활, 주님을 지고사는 하루하루의 우리내 작은 육신들의 마음 한구석에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었으면 한다.
성당이란 특별한 사람들만이 가는 곳이 아니라, 가난한 자 병든 자, 간혹 비신자라 하더라도 따뜻한 발길을 거듭할 수 있는 우리들 모두의 고향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 온다. 주님 당신의 그 거룩한 사랑안에 우리 못나고 어린양들 열심히 기도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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