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의 새해를 맞이하여 하느님의 축복이 우리 한국과 한국 교회의 모든 백성들에게 풍성히 내리시기를 비는 바이다. 무릇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함에 있어서는 지난해를 돌이켜보면서 잘 된 일에 대한 會心의 感과 못된 일에 대한 悔恨의 情을 느끼고 또 새해를 전망하면서 創意的인 構想과 實踐的인 決意를 다짐하는 것이다.
이런 것을 反復하는 사이에 역사는 진전하고 인생은 성숙되어간다. 그러므로 역사 안의 인간들은 고뇌와 환희, 뉘우침과 희망의 반복이고 연속인 것이다. 76년의 그믐 밤과 77년의 새아침 사이에 인간은 굳이 하나의 금을 그어놓고 回想과 展望의 轉換点을 설정해 보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76년의 한국과 한국 교회의 지나간 자취를 대강 살펴볼 때 정치적으로는 8ㆍ18사건으로 南北 관계가 한때는 긴장이 감돌았었지만 잘 극복되어 다행한 일이었다. 경제적으로는 成長率과 수출 증대가 예상을 초과하였다. 한편 일반 사회적으로는 東海岸에서의 어민의 대량 조난을 비롯하여 각종 교통사고와 연탄가스 등으로 인한 많은 人命 피해는 例年보다 더 많았던 것 같다.
교회 관계로서는 무엇보다도 이른바 三日절 명동사건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도 최종적 결말은 77 새해로 넘어가게 되어 國內外 종교계의 지대관 관심사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狀況을 안고 있는 우리 교회는 새해에 과연 어떠한 비젼과 포부를 갖고 또 한 해의 歷史를 창조해 갈 것인가? 역사는 인간이 창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인도와 섭리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인간 세상의 역사는 곧 하느님의 救世史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따라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알고 있는 교회의 역사 진행의 길잡이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껴야 하겠다.
오늘날의 세계는 宗敎危機의 시대라고 한다. 그것은 하느님이냐 맘믄(제물)이냐의 선택의 길에서 인간들은 후자의 길에 지나치게 置重하는 경향이 너무나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때에 하느님의 길을 택한 교회는 더욱 더 하느님의 뜻을 밝혀야 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외쳐야 할 때이다. 오늘의 세상은 物質제일이요, 科學만능이요, 官能 위주의 도도한 물결을 타고 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야훼 하느님을 배반하고 타락의 길을 치달을 때에 많은 豫言者들은 여러 차례 박해와 죽음을 무릅쓰고 하느님의 말씀과 뜻을 용감히 밝혔던 것이다. 오늘의 이때는 정말 그러한 때인 것이다. 물질적으로는 많은 발전과 향상이 있은 것은 사실이나 생활의 편의와 안락에만 탐닉하는 나머지 하느님의 섭리를 두려워하지 말고 富益富 貧益貧의 불균형은 점차로 深化되고 强者와 弱者의 蓮和感은 날로 증가하고 따라서 인간의 尊嚴性은 富와 權力과 기계의 메카니즘에 압도되고 있는 현상이다.
人生의 價値觀은 靈的인 것에서 物的인 것으로 전환되고 天上的인 것에서 地上的인 것으로 一邊倒되어가고 있다. 眞理는 마치 빛을 잃어가는 것 같고 正義는 억눌리고 힘이 정의라는 마키아벨리의 證言이 확실해지고 있다. 平和는 표면상의 치레에 불과하고 戰爭과 분쟁의 불씨가 어느 곳에나 골고루 숨어 있다. 自由에 있어서도 진실로 良心의 자유를 누리고 사는 곳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는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사랑에 대해서도 말은 풍성하지만 利己的 개인주의가 아닌 진실한 兄弟愛와 人類愛의 사랑이 얼마나 많이 실천되고 있는가.
이상의 眞理와 正義 평화와 自由와 사랑의 다섯 가지 조항이 진정 하느님이 인류 사회에 바라시는 영원한 계획이라고 볼 때 크리스찬은 언제나 어디서나 이러한 것에 대해 몸소 실천해야 하겠고 또 세상을 향해 소리를 외쳐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구약의 예언자들이 행한 바이고 또 그리스도께서 몸소 完成하신 豫言職이었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延長이며 또 그 道具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오늘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교회 자체를 향해서나 또 현대 세계를 향해서나 시대의 징조를 잘 식별하고 하느님의 영원한 뜻과 말씀을 감득하여 善에 대한 격려와 惡에 대한 경고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다. 20세기의 세기 말에 접어드는 새해를 맞이하여 교회는 遠大한 장래를 내다보면서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엄연한 豫言者職을 하나의 劃期的인 里程表로 살았으면 하는 念願을 해 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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