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묵은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아왔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역시 밝고 명랑했던 면보다 어둡고 괴로운 면이 더 많았던 한 해였다. 교회 생활에선 특히 그러했다. 많은 목자들이 감옥에 갇혔다. 우리나라 민주사상(民主史上) 유례를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목자들이 봄 여름 가을을 거쳐 엄동설한을 옥 중에서 겪는 동안 교회 생활 전반에는 암울함이 깔려 있었다.
▲국제엠네스티(赦免委員會)는 올해를「양심범(良心犯)의 해」로 정했다. 세계 도처에 불의가 정의를 심판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거짓이 진실을 단죄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까닭이다. 암흑이 광명을 지배하는 비극이 도처에서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해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인류 세계는 바야흐로 도덕의 시대로 접어드는 기운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분명 하느님이 역사하시는 증좌일 것이다. ▲이 같은 기운에 동승하여 새해에는 우리 사회에 사회 정의가 구현되고 경제적 균형 발전이 이뤄지며 정치적 자유가 보장돼야겠다. 무엇보다 천부적인 인권이 수호되어 목자들이 옥고를 치뤄야 하는 사태로 발전되는 일이 없어야겠다.
언로(言路)가 막혀 유언비어로 갈등을 채워야 하는 한심스런 일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 그래서 인간이 한갖 노동 가치나 상품 가치처럼 취급되는 비극은 미연에 철저히 방지돼야겠다. ▲이 같은 소망이 이뤄질 때 우리는 결코 자유를 잃은 노예로 전락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운명의 문턱」에 다가서지도 않을 것이다. 그때 우리는 드디어 구세주의 모친이신 마리아가 인류 해방을 내다보며 읊은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펴시어/교만한 자들의 꾸민 일을 흩으셨습니다/권세 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보잘 것 없는 이들을 높이셨습니다/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 불리시고 부유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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