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밝았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우리들은 지난 1년간의 이모저모를 더욱 회상하게 되며 새로운 1년의 설계를 구상하게 된다.
새해를 맞이하는 감회는 각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참으로 분주한 한 해였고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는 것은 누구나 共通된 心情이리라…. 그러나 지난날을 아쉬어하는 새해의 새로운 희망을 구상하며 보람 있는 새해가 되기를 희구하게 된다. 사람은 지나간 과거가 가장 아름답다고들 흔히 말한다.
그것은 과거로 되돌아갈래야 갈 수 없는 역사의 불가역성에서 우러난 현실 도피의 소이라고 보겠다. 그리고 인간생활은 항상 희망에 불타다가도 낙망에 한숨 쉬고 다시 낙망에서 희망에로 끌어올리려고 애쓴다. 그래서 사람은 희망에서 살고 낙망에서 사는 이런 모순된 생활이기도 하다.
뻔히 될 듯 그럴 듯하면서도 정작 다다르면 딴판이니 사람은 속아서 사는 것이 속일 수 없는 명담이라 할까?
「산다」는 것, 그것이 필경 그로 하여금 아직 이 세상에서 살아있게 하였고 또 나를 살게 하는 것이요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살아있게 하는 것이며「그저 사니까 사는 것이요」하는 말이 참으로 인생의 철리인 것 같기도 하다.
공리주의자 밀의 말대로『행복한 돼지보다 불행한 소크라테스가 됨이 더 행복하다』라고 생각한다면 지나간 미련과 아쉬움도 수긍되리라 믿는다.
그러나 사람이란 항상 창조와 도약의 존재일진대 지난날에 대한 미련과 반성과 아쉬움을 금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철인 칸트는 인간으로서의 기본 명제를 제시하기를『모든 것에 앞서서 첫째 인간이란 무엇인가? 둘째 우리는 무엇을 바라야 하나? 셋째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하는 문제를 충분히 알고 또 해결하지 않으면 모든 지식은 산 지식이 아니라 소용 없는기억에 불과하다』라고 말하였다.
참으로 우리는 이런 칸트의 命題야말로 새해를 맞이하는 참된 자세가 되어야 되지 않을까 한다. 버트란드ㆍ럿셀은『자기의 어떠한 실패에 대해서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라. 한 가지 지난날의 실패를 자꾸 괴로와하는 것은 다음 일도 실패로 이끄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지난날의 실패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함과 같이 우리는 지난날의 일들을 반성은 하되 그를 자꾸만 괴로와할 필요는 없다고 보겠다.
그것은 세네카의 말대로『괴로운 것을 모르고는 어떠한 사람도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없다』는 위대한 교훈을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밝은 새해를 맞이하면서 너무 지난날에 집착됨이 없이 앞날에 보람 있고 진실한 생활을 설계하는 마음씨는 곧 우리의 希望과 계획과 아름다운 이상을 안겨주리라 믿는다. 그리고 또한 분에 넘친 희망과 이상의 설계보다는 항상 현실에서 만족을 구하러 노력하며 주어진 임무와 사명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는 성실한 태도야말로 가장 현명한 방법이며 미련 있는 과거를 남기지 않는 현실이 될 줄 안다.
참으로 사람은 현실을 충만케 하고 미련 없게 보내는 것만이 밝은 미래를 장식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보람찬 생활이라 하겠다.
스피노자의 말대로『내일 비록 세계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으리라』는 말과 같이 주어진 오늘을 진실하고 보람 있게 보내고 싶은 마음 간절할 뿐이다.
이것이 다름아닌 信仰人의 姿勢요 人間의 道理이며 인류 사회 발전의 초석이며 보람 있는 생활 설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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