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국어 사전에는「종교의 발생지ㆍ本山의 소재지, 聖人의 묘, 거주지 등을 종교적인 목적으로 차례로 방문하여 참배함」이라고 풀이되어있다. 한마디로 성지를 찾아가서 참배하는 행위를 말한다. 성지는 하느님이 당신의 권능을 드러낸 특별한 장소이기에 바로 기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곳을 두루 순방하며 기도하고 묵상하면 영적 생활이 더욱 깊어질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크리스찬의 성지순례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 직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로마제국이 그리스도교를 합법화한 4세기에 이르러 성지를 순례하는 관습이 널리 퍼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예루살렘」과 「로마」를 방문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다가 4세기 후에는 그 외 많은 성지들이 순례자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새로운 성지가 발굴됐다 할까. 성인의 유해를 모시고 있는 동방교회들과 이집트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이 순례 대상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11ㆍ12세기는 순례의 황금기였다. 특히 中世 때는 순례 여행이 주요한 신심행위의 하나로 대표되었고, 또한 예사로운 일이었다. 순례는 물론 종교적인 동기에서 출발되었다. 그리스도와 그의 사도들이 살다 죽은 곳에서 그들의 행적을 피부로 느끼듯 하며 그 표양을 본받으려는 소망에서 비롯되었다. 즉 영적인 성장이 목적이었다. ▲순례는 苦行을 통해 修德하려는 사람들에겐 훌륭한 보속행위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순례의 동기와 목적이 빗나가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병자나 불구자 혹은 실의에 빠진 사람들은 오직 기적만을 간구하기 위해 성지를 찾았다. 유흥을 위한 소풍 나들이쯤으로 생각한 사람도 있었고, 狂信 내지 迷信에 젖어버린 사람도 있었다. 물질적인 富만을 빌기 위해 성지의 돌 층계를 무릎 걸음으로 기어오른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실례는 비난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꾸며낸 얘기인지도 모른다.
▲성지순례추진회는 지난 3일부터 조직적이고 장기 계획적인 순례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 운동의 목적은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영적인 성장과 성지 개발 및 발굴에 있고 시성시복운동과도 직결된다. 우리 모두 성지를 찾아 순교 선열의 얼을 기리고 따를 것을 다짐하며 정성어린 기도를 바쳐야겠다. 그래서 우리의 복자들을 정신적으로나마 성인 반열에 먼저 올려 놔야겠다. 또한 내팽개쳐지다시피 한 성지를 우리 손으로 가꾸어야겠다. 그것이 자손 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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