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없으나 음악과 더불어 느끼며 붓을 들 시간이 허락됨을 진정 감사합니다. 라디오 하나로 평생을 즐기며 사색할 줄 아는 것도 아버지께서 거저 주신 선물입니다. 지난날을 가만히 회상합니다.
얼마동안 육신적인데 눈이 멀어서 평온을 잃었던 것은 「욕심」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빠의 박봉에도 어려움 모르고 살았던 그날들이 바로 행복이었습니다.
부모님이 가난한 저희들에게 『너희도 자식이냐』고 짜증스런 말도 하셨지만 주어진 여건과 상황에서 부끄러움 없이 열심히 살았던 그때가 너무 좋았습니다. 아빠와 아기가 새벽잠에 도취했을 때 살그머니 이부자리에서 빠져나와 오 리나 십리 길을 몇 푼 아끼자고 이웃 친구들과 채소밭에 다니던 그날들, 바쁜 걸음 재촉하여 집으로 오노라면 싱그러운 공기와 건강한 자신의 모습에 감사했고, 낮이면 뜰에 심은 잔디와 채소 가꾸기에 농부들의 어려움을 다소라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틈틈이 주보의 한 페이지가 허락되어 골몰하던 시간들, 가족이 모두 잠든 밤이면 아빠의 헌 Y샤쓰를 이용하여 예쁜 아기 옷을 만들던 그 보람찼던 날들 이런 생활들이 바로 아버지께서 거저 주신 은혜라 불리워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듯 거저 주신 은혜를 망각한 용심은 사색하며 기도하는 신자들을 모두 앗아가 버렸었지요. 즐거움을 잃었고 시련의 고통은 한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버지께서는 버리지 않으시고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적으나마 기업체와 말없이 순종하는 성요셉의 후예들, 돌이켜보건데 이 모두가 무한한 아버지의 뜻이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었음을 깊이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맨주먹의 우리가 그 많은 이자와 불입금을 지불해야 했고 하나를 가지고 열이 만들어지던 순간들, 우리의 보다 적은 기도에서 오늘을 낳은 것은 감사입니다. 우리처럼 적은 집념으로서 세상 모두가 되어진다면 어느 누가 성공 아니할 사람 있겠습니까? 기암절벽에 홀로 앉은 상태에서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던 「가호」 그것은 바로 감사로써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저를 부럽게 보는 눈과 입이 있다면 한 말씀 외치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능력과 사랑을 믿는 사랑은 열의를 다하여 고통과 시련의 계단을 감사로써 오를 줄 아는 마음씨를 가져야 한다고 말입니다. 기도로써 부지런한 곳에는 즐거움과 평화가 있었고 정신적인 기도생활에는 물질이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 매일의 기도와 노력으로써 거져 주시는 은혜에 감사로써 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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