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창밖엔 가을을 재촉하는비가 내리고 있다. 방울 방울마다 보고싶고 또 좋아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 넣으며, 문득 그 분의 숨결로 가득찬 아름다운 대자연속에 파묻혀 3박4일동안의 피정속에 만났던 숱한 자매님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온통 푸르름속에서 구석구석 예수님 사랑의 손길을 느끼면서 지냈던 일들…고구마밭에서 잡초를 뽑으며, 마음속의 사심을 함께 버비라고 하시던 끌라라 수녀님의 해맑은 미소, 세례받을때 수녀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자, 벌써 그때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지만 아직 견진성사도 안받았고, 영세한지 1년도 안되기 때문에 신앙면에서 좀더 질적 성숙을 해야한다며 부지런히 기도생활을을 하라고 하시던 신부님과의 대화, 캄캄한 밤중에 산꼭대기에서부터 한줄로 조심조심 내려오면서 묵주신공을 바치고 5단이 끝날 때마다 아베마리아를 부르며 한 촛불행렬은 한여름밤의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별을 보며 일어나 십자가의 길을하며 나무 십자가를 들고 산에 오르던일, 사막체험때 5시간동안의 끝없는 침묵속에서 그분의 응답을 듣고자 걸어가던일, 모두가 그 무더운시간을 기쁨으로 채울수 있었던 성소자 모임에서의 아름다운 추억들이다.
가을바람의 고운향기, 드높아지는 하늘, 기다림에 지쳐 목이 가늘게 늘어진 애잔한 코스모스의 꽃잎들, 왠지 소녀처럼 설레임을 느끼게 하는 가을날에, 그분을 알고 또 사랑한다는것을 새롭게 체험했다. 당신을 위해 한몸을 봉사 희생하겠다는 나의 간절한 마음은 주께서 주신 응답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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