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 다음날 이른 새벽의 일이었다. 아직 어두울 때에 막달라여자 마리아가 무덤에 가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이미 치워져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달음질을 하여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에게 가서「누군가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갔습니다…」하고 알려주었다. 이 말을 듣고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곧 떠나 무덤으로 향하였다. 곧 뒤따라 온 시몬 베드로가 무덤 안에 들어가 그도 역시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예수의 머리를 싸맸던 수건은 수의와 함께 흩어져 있지 않고 따로 한 곳에 잘개켜져 있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
그들은 그때까지도 예수께서 죽었다가 반드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성서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
예수의 부활 사건은 상상을 넘어선 너무나 엄청난 일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물론, 제자들조차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여러가지 확실한 증거로써 당신이 여전히 살아계심을 보여주셨다. 구운 생선을 잡수시고(루까24, 43), 크게 숨을 내쉬셨으며(요한20, 22), 당신의 상처를 만져보라(요한20, 27)고까지 하셨다. 스승 예수의 죽음으로 실망 속에 있던 제자들은 비로소 살아계신 예수님을 체험하고 그 체험을 용감하게 선포하기 시작했다.
또다시 우리는 부활 대축일을 맞았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신지 3일만에 다시 살아나신 사건, 예수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시고 가르치신 모든 것을 하나로 모은 증거이자 성취점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하느님 구원사업의 결정체로 우리 인류가 하느님 앞에 나아갈 수 있도록 새 관계를 열어준 부활은 연중 주일중의 으뜸으로 우리교회는 대축일로써 이날을 축하하고 크게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생명이신 하느님께서 인간으로서 부활하신 아드님을 통해 영원한 삶을 허락해주신 이 중대한 사건을 매 순간마다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선포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져야 할 것이다. 아직도 이 세상은 정의보다 불의가, 밝음보다는 어두움이 지배하고 있고 평화보다는 전쟁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어 희망보다는 절망이 가득한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의 신앙은 예수부활을 믿고 받아들임으로써 새 생명에 대한 희망 속에 새 인간으로서 새로운 삶과 누려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삶을 이 세상 모든이와 나누어야 할 의무가 있다.
하느님의 아들이면서 동시에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분명 그리스도 신앙의 정점이다. 또한 우리믿음의 바탕이며 신앙생활의 중심이 되는 사실이다. 교회는 이 세상 끝날 때까지 부활신앙을 고백해야 하며 우리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 예수의 부활과 생명의 증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신앙의 신비여! 주께서 오실때까지 우리는 주의 죽으심을 전하며 주의 부활하심을 굳세게 믿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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