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가을에는 호올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당신을 찬미하게 하옵소서.
좋으신 주님, 당신은 지난봄 씨뿌리던 농부님네들의 수고스러움에 알맞은 비와 햇살로 열매를 맺아주셨나이다.
들판이 누런 황금빛으로 변해가며 참새또한 극성입니다.
감이랑 밤 대추 배 온갖 과일이 저마다의 빛을 가꾸며 맛을 더해가옵니다.
우리들의 오늘이 있게하여 주신 고마운분들.
어린시절 뒷뜨락의 감을 다주시던 잊지못할 아버님을 밤까지 찔려 울던 나를 달래주시던 할머니를 송편 빗으며 함께 웃던 그날들을.
그러나 주여 그들은 저마다의 먼길을 떠났읍니다.
여기 우리들만이 이렇게 남아 가신님들에 대한 추억으로 눈물짓읍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옵소서.
나의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의 생전에 허물일랑 잊어주옵소서.
당신이 숨 한번 거두시면 한바탕 꿈에 지나지 않는 우리네들이옵니다.
주님. 지금 돌아갈 곳이 없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옵소서.
두고온 산하, 고향을 잃어버린 실향민들에게 힘을 주옵소서.
그러나 주님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 고향을 떠나온 사람이옵니다.
영원한 고향은 주님 당신의 집이옵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품을 떠나온 우리는 모두 눈물의 골짜기인 이 세상의 나그네들.
하오나『아버지 제 영혼을 당신의 손에 맡기나이다』하신 주님의 십자가상의 마지막 말씀은 우리에게 용기를 주셨읍니다.
우리도 끝날에 아버지 품안에 돌아갈 수있기 때문입니다.
선하신 아버지, 아버지의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연옥에서 고통받는 영혼이 있다면 그들을 용서하여 주시고 이제는 집으로 들어가게 하옵소서.
다시는 수고와 고통과 울부짖음도 없는 영원한 안식을 주옵소서.
아버지 당신안에 쉬기까지 평화로움이란 없나이다.
좋으신 아버지, 부모님들 생전에는 그들의 사랑이 크옵신지를 깨닫지 못했사옵니다.
그런데 그들이 떠난 지금 우리는 그분들의 사랑을 깨닫고 이렇게 눈물짓나이다.
인간의 사랑을 깨닫는데도 이다지 둔한 저희들이옵니다. 하오니 무한하신 당신의 사랑을 깨닫기는 얼마나 더디겠읍니까?
그러니 주여, 우리의 허물일랑 거두시고 당신앞에서 내치지는 마옵소서. 정녕 마옵소서. 당신을 찾는 우리옵나이다.
주님 당신은 효자이셨읍니다.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목숨가지 바치신 당신이옵니다.
하오나 효자이신 주님, 우리는 그렇치 못했읍니다.
부모님 살아 생전에 효를 다하지 못했읍니다.
우리를 용서하옵소서.
그리고 우리의 부모들에게 당신을 바라뵈옵는 영광을 허락하옵소서. 아멘
오, 좋으신 님이여 선하신 님이여, 오늘 이 축제날에 우리 모두를 축복하시고 먼저 영원한 고향으로 떠나가신 우리의 조상들에게도 기쁨을 허락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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