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성공회, 교황 수위권에 원칙적인 합의」 「성체ㆍ사제직에 이어 세 번째」 「양교회 재일치에 거보」-한 전제군주의 탐욕으로 빚어진 분열의 상처가 4백40여년 만에야 치유되려는 조짐일까. 이러한 기사의 제목들을 보면 재결합의 날이 금방 다가올 것도 같다. 분열된 교회의 재결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요구이요 교회의 본성이 요청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교황을 으뜸으로 재결합된 교회에는 독신 사제와 결혼한 사제가 양립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막상 로만칼러를 한 신부님이 유모차를 앞세우고 아내와 함께 성당 마당을 거닐고 있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보수적인 신자들의 눈엔 그것이 어떻게 비칠 것인가.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재결합이 일으킬 파문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세계 교회의 흐름에 비교적 어두운 우리 교회에 주는 충격은 작지 않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중공을 방문했을 때도 우리는 그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미국이「중화인민공화국」과 대화를 계속해온 사실을 우리만이 까맣게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우리에게 비친 「중공」의 이미지는 견적필살해야 하는 「적」일뿐이었다. 그런데 혈맹의 우방인 미국의 대통령이 모택동을 방문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 같은 사실에 비추어볼 때 공의회 이후 교회 일각에서 활발히(?) 거론되는 사제 독신제에 대한 거론도 그저 묵살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특히 가톨릭과 성공회의 재결합이 무르익어가는 시점에선 예상되는 어떤 충격을 극소화시킬 필요가있다. 이런 면에서 어떤 변화가 분명히 일고 있다. 독신제도를 「성직자의 직분과 필연적으로 연결시킬 필요는없다」고 주장하는 책이 교회의 공인을 받아 출판되는 판국이다. 사제 부족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이 주장을 단순히 교회의 전통에 도전한다 하여 쉬쉬 덮어둘 수만 있을까.
▲지난 11월 8일자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전국 사목회에 관한 기사를 보도했다. 「행동에의 부름」이란 주제로 열린 이 회의에는 1백10명의 주교와 신부ㆍ수녀ㆍ평신자 대표 1천2백3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①여성 사제직 ②기혼자의 사제서품과 독신 사제의 결혼 허용 ③재혼자의 자동 파문 철회 ④부부의 양심에 따른 산아제한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로마」의 고위 성직자는 『누구에게나 말할 기회가 주어져 있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교도권에 속해 있다』고 논평했다. 이 말 속에도 우중사목의 뜻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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