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한국의 신앙 선조들은 처음에 천주교를 믿은 것이 아니라 그들은 천주학의 학자들이었다. 당시 주자학에 회의를 느끼고 새로운 학문을 찾고자하는 소위 실학(實學)운동을 일으키고 있을 때 때마침 천주교 교리책을 얻게 된 것이다. 그 교리서를 통해 주자학에서 찾지못하던 우주의 근원, 인간문제, 영혼문제 등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지식에 접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결국에는 신앙으로 이어졌지만. ▲학문이나 예술적인 분위기 때문에 교회로 인도된 예는 허다하다. 그레고리안 성가에 매료되어 주일마다 명동성당을 찾다보니 어느덧 종교적인 분위기에 젖어들었다는 개종자도 있었다. 성당의 아름다운 벽화나 채색유리화에 이끌린 경우도있고 문화작품을 탐독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천주교회에 관심이 생겼다는 지성인도 있었다. ▲2백년 한국교회사에서 천주교가 한국 문화발전에 이바지한 바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정립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있다. 지금까지 서양문물을 이땅에 소개하는데는 여러 방면에서 괄목할만한 업적을 이룬게 사실이다. 음악, 미술, 건축, 복장을 비롯해서 천문, 지리, 수학, 의술, 기계 등 과학기술에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한글을 보존하고 보급하는데도 큰 기여를 했으며 한글도서의 출판에도 한몫을 다했다. ▲이렇게 지난날의 교회사는 이나라 문화발전에 큰 기여를 했으면서도 정작 신앙의 자유를 얻고 교회가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한 오늘날 막상 문화활동이 위축되는 듯한 인상이니 웬일일까? 오늘날 한국 신자들은 천주학의 학자도 아니요 천주교 신자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들 뿐이랑 말인가? ▲역사를 정립하고 평가하고 문화사적 의의를 밝히는일도 중요하다. 토착화 문제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것이 가능해 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톨릭 문화운동이 전반적으로 새롭게 일어나야 하는것이다. 교회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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