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부르는 소리에 우리는 동시에 뒤를 돌아 보니 자그마한 자매님이 영성체할 사람이 있다고 한다.
비를 맞은 초췌한 모습에 비인지 땀인지 상기되고, 붉다못해 까맣게된 빛과 같은 얼굴은 직감으로 바람과 도움을 청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6일 순교성인축일 행사장인 절두산성지에서 기념미사 때의 일이다.
무수히 많은 교우들은 비가 오는것도 아랑곳없이 미사에 열중하며 열기는 더해 빗속에 울려 퍼지는 성가는 한강을 타고온 강산과 저멀리 북녘땅까지 메아리 쳐갔다. 진창이된 고수부지, 수녀님에 의해 성체가 오셨다.
비바람을 막기위해 내가 우산을 펴들고 교우들에게 성체를 꼭 잡으라고 일러주며 복사를 했다.
성체를 모시고 제대에 다 이르렀을때 그 자매님이 우리를 불러세운 것이다. 재차 『수녀님』하고는 가득한 눈물방울이 떨어져 말을 잇지를 못한다. 순간 나는 환희의 빛이 스침을 느꼈고 수녀님께서도 그렇게 느꼈음인지 (?) 『갑시다』하고 다그친다.
그러나 자매는 당황하여 남편이 15년간 냉담하였다고하며 초조해 한다. 상황은 순간 바뀌었다.
우리는 즉시 실망하며 고해를 해야한다고 하니 성체를 모실 수 없냐고 반문하고 수녀님은 말을 잇지를 못한다. 자매는 눈물을 흘리며 『어떻게 하나』를 연발하면서 안절부절이다.
남편의 구령에 절호의 기회로 여겼던 것이 무자비하게 어긋난 것이다.
큰일났다 『주여, 이일을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이 가련하고 불쌍한 영혼을 구하여 주소서』 하느님께 매달렸다. 수녀님께서 다시 앞장 서셨다. 교우들을 비집고 자동차 사이로 양화교 밑을 가니 그곳엔 15년 냉담한 사나이가 두려움으로 우리를 맞는다.
『그리스도의 몸』 『아멘하시오』 『아멘』 그곳의 모두들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꼭 고해하라고 수녀님이 당부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고 부인과 친척 자매들에게도 신신 당부를 시킨다.
하느님! 보잘것 없는 가련한 영혼을 구령길로 인도하시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 환희에 기쁨! 찬미받으소서 영광받으소서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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