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61명의 새 사제가 탄생된다는 소식을 읽었을 때 마음으로부터 환호를 올렸다. 기쁨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렸다.
이제 새로 서품되신 그 많은 새 신부님들은 우리 교회에 얼마나 큰 빛이 되어 주실까!
무엇보다 미소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신 성모님께로 향하는 무한한 사랑의 정이 가슴에 넘쳤다.
우리 교회와 양들을 길러주시고 지켜주실 착한 목자가 많이 나오게 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했었다. 이 바람은 교회 안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는 소망일 것이다.
서구 어느 나라에선 사제 부족으로 주일에도 사제 없는 미사를 드리는 성당이 흔히 있어 성체는 미리 축성된 것을 평신도에 의해 영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얼마나 캄캄하고 초조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사실인가.
사제 없는 교회나 미사는 생각조차 우울하고 두려운 일이다.
바라보기만 하여도 마음이 밝아지는 소중하신 우리의 신부님들.
그들은 그 어떤 권력이나 명예보다도 높고 큰 영원의 황금관을 쓰고 계시는 아름답고 고귀한 분들이다. 우리 신자들은 참으로 그분들을 아끼고 사랑해 드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 조금이라도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리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몸가짐을 조심해야겠다.
그리고 우리 자신 보다 먼저 신부님들과 수도자들을 위한 기도의 말을 준비하자.
나는 유배지와 같이 교회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탓에 매일 미사에 참예하지 못하고 있지만 가끔 기회가 있어 평일 저녁미사에 참석하는 때가 있다.
그때 주일과는 딴판으로 넓은 성전엔 너무도 적은 수의 사람들이 제대 앞에 모여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적은 양떼를 앞에 두고 미사를 집전하는 목자의 모습이 너무도 외로워 보여 자꾸만 뒤가 돌아다보였다. 그럴 때 들어오는 한 사람의 양이 그렇게 고맙고 반가울 수 없다.
바쁜 도회생활 탓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 신자들은 그 생활에서도 교회와 더불어 교회 안에서 매일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신부님이 외로이 미사를 드리지 않으시게 해 드렸으면 좋겠다. 양떼 없는 목자는 얼마나 쓸쓸하고 고독하실까. 교회는 우리 소망과 구원의 집이다. 그 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신 신부님들 앞에 내 무딘 혀는 감사의 말 한마디 올릴 줄 모르는 무례함을 지녔지만 언제나 깊은 존경과 신뢰의 정은 성모 마리아 앞에 기도가 되어진다.
『사랑하올 마리아! 오늘도 우리의 목자들을 지켜주소서. 그분들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보존해 주시며 불타는 성심의 빛을 내리시어 영원히 진실한 착한 목자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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