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은 광주대교구 지산동본당 본당의 날 및 이영수(요한) 신부님의 은경축일이었다. 하늘은 그날따라 유난히 푸르름을 과시하고 있었으며 화창한 가을날씨의 전형이었다. 또한 본당의 날까지 겹쳐서 더욱더 그날의 기쁨을 크게 했다.
제Ⅰ부 축하미사 제Ⅱ부 축하식과 제Ⅲ부 축하연으로 구성된 그날의 행사는 하느님이 보시기에도 훌륭한 것들이었다.
평소 주일미사보다 30분 앞당겨 거행된 축하미사는 요한 신부님이 친히 집전하셨다. 신부님께서 검소하게 행사를 치뤄야 한다는 거듭된 당부말씀에 의해 광주대교구 윤공희 대주교님과 그밖의 많은 신부님, 수녀님들이 참석하셔서 축하해 주셨어야 할 자리였는데도 모든 것들을 생략하고 조촐한 본당내 가족행사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다른 주일미사에 비해 보다 많은 신자분들이 참석하셨고 그밖의 많은 내외손님들이 방문해 주셨으며 특히 신부님의 숙부님, 숙모님과 단한분의 친혈육이신 누님과 매부님이 참석하셔서 보다 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이요한 신부님은 부친 이명근(요셉)씨와 모침 김말옥(마리아)씨 사이에서 태어나셨으며 하느님의 제자로서의 남다른 사명을 안고 서울성신대학(가톨릭 대학)에서 사제서품을 받으신후 현재에 이르기 까지 많은 활동을 하신중 특히 생활성서의 편집에 참가하셨고 교구청에서는 적극적인 반모임 추진에 앞장서셨다. 또한 전남대학교 철학과 강사로도 활동하신 학자적인 기품을 지니신 분이시다. 온화한 자태와 얼굴 가득한 미소로써 모든 교우들이 그분의 사랑의 눈길에 전염되게 하시는 성품의 소유자이시며 양복 한벌 없이 항상 잠바차림과 T셔츠차림이며 바지는 곱게 다림질한 바지를 입으신적이 없으신 검소한 분이시다.
축하미사가 끝난 후 제Ⅱ부 순서 축하식에는 순부님께 드리는 꽃다발 행렬이 끊어지지 않았으며 신자개인이나 단체에서 선물더미는 신부님을 존경하는 신자들의 마음과 그들의 가슴속에 얼마나 그분이 소중히 여겨지고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신부님도 그때 감사의 뜻을 전하시려고 신자들 가정에 성모상을 일일히 전달해 주셨다. 신부님께 드리는 영적선물의 전달식이 있었으며 사목회장님의 축사에 이은 신부님의 답사에서 당신의 성장과정과 현재 그 자리에 계시기까지의 시간과 삶들을 회상하시다가 흘리시는 소리없는 눈물이 신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러는 가운데 예전부터 즐겨들으시던「청산에 살으리랏다」라는 곡이 갸냘픈 목소리로 성당에 울려 퍼질때는 그 엄숙함이 신자들 가슴속에서 가쁜 숨을 내쉬게 하였으며 그 곡속에 숨겨진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이어서 제Ⅲ부의 축하연은 그날 행사의 절정을 이루는 순서로서 자리를 옮겨 성당의 앞마당에서 행해졌는데 노인 여교우분들의 단체인 안나회에서 설장구와 살풀이로 신명나게 신자들의 기분을 돋구워 주었다. 또한 빨간 샤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성모회에서는 그동안 밤낮으로 연습한 에어로빅 율동을 능력껏 발휘해 마당이 온통 젊음의 열기로 가득 채워졌었고, 국민학교 예쁜 꼬마신자가 가수 유미리의 젊음의 노트와 그에 맞춘 제스처에 그날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되었다. 한낮의 강렬한 햇빛이 우리들 머리위에 내리쬐고 서있을 때, Ⅱ부중에서도 하일라이트인 청년회에서 오랜기간 동안에 준비를 거듭한 김지하씨 작품「녹두꽃」을 약간 변경 각색한 마당극이 선보였다.
「인간이 하늘이다」라는 동학교리를 그들 나름대로 재해석 하여「밥이 하늘이다」라는 해동백미교 교리로 제시되어 억눌린 민중의 한을 반영한 애절한 작품이 었다.
은경축일 행사를 치루고 여러날이 지난 지금에 와서 그 기간을 되돌아보며 그날의 의미를 가슴속 깊이 간직한채 이요한 신부님을 떠올려본다. 그분의 인자하신 모습속에서 진실한 하느님의 사랑을 찾을 수 있었으며 갸냘픈 체구에서 풍기는 인간적인 체취에 그분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짐을 느꼈다.
끝으로 언제까지나 길 잃은 양들의 목자로서 영육간에 건강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리며 신부님의 은경축일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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