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소에서 미사가 끝나자 아이들은 간소한 간식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모두 떠난 자리를 청소하고 있는데 눈물자국으로 얼룩진 한 아이가 와서 친구의 자전거가 없어져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있다며 친구대신 울먹이며 서 있었다.
밖으로 나가보니 예닐곱살 되어보이는 듯한 세어린이가 실망의 빛이 역력한 표정으로 담벽아래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아까와서 말한 녀석은 자전거를 찾기 전에는 슬퍼하는 친구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듯이 묵묵히 앉아 있었다.
이윽고 내가 그들 가까이 다가가자 그들은 내가 자전거를 찾아주기를 희망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그들의 집으로 가봤다. 잃어버렸던 자전거는 꼬마의 형이 타고갔다.
아이들은 찾은 자전거를 보고 매우 즐거워했다.
흐뭇한 마음으로 되돌아오면서 아까 꼬마들이 쭈그리고 앉았던 흙담을 바라보며 불행을 당한 친구곁에서 아픔을 함께 나눠주는「어린 사마리아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어린 마음속에 계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해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