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구시립희망원생입니다.
희망원(원장=조정헌신부)에는 1천 4백 여명의 부랑자 불구자 정신질환자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유일한 정신적 지주는 원내 성당입니다.
그런데 52평의 성당은 수용인원이 2백명인데 콩나물 시루같이 입장해도 2백 30명밖에는 들어갈 수 없을뿐아니라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저희들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미리 인원제한을 해도 억지로 파고 들어오는 원생들때문에 주일미사가 시작되기 30분전부터 입추의 여지도 없어집니다. 그때까지 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면 입당은 커녕 신부님 얼굴조차 볼수없이, 성당 문밖에서 미사 참례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휠췌어에 타거나 지팡이에 의지한 장애자들과 오래 서 있을수도 없는 노환자들이 미사때마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성당.
맑고 따뜻한 날은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그러나 엄동설한의 겨울이나 폭우가 쏟아지는 날의 저희들 몰골은 어떠하겠습니까?
발만 동동 구르다 혹은 온몸에 비만맞고 그대로 힘없이 발길을 돌리고있습니다.
교구에서 희망원을 인수할 80년 당시 5백여명의 원생은 이제 3배 가까이 늘어습니다.
우리 중 개신교신자 70여명, 거동불능자 50여명을 제외한 우리 모든 식구들은 주일 한번이라도 미사참례하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숙사때문에 옆으로 누워, 소위 칼잠을 자는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미력한 저의 힘으로는 호소할 데도 없습니다.
미사전 수녀님들은 한 사람이라도 더 앉히기 위해 1시간동안 장내 정리를 하십니다.「다섯분씩 앉으세요」「그 곳은 조금 앞으로 당기세요」「불구자들을 좀 앉게 해주세요」「이쪽으로 한 분 더 앉아보도록 합시다」하면서 애소하는 우리 수녀님들의 모습, 휠췌어와 목발과 지팡이, 각자 가지고 들어온 신발들로 어지러운 성당은 한마디로 시장을 방불케 합니다.
그간 관계자 여러분과 뜻있는 분들이 음으로 양으로 노력해왔으나 조금의 성과도 없이 시간만 흘러왔습니다.
타는 영혼의 목마름을 이해하실 가톨릭신문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호소하며 성당건립에 도움주실 독지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락처:(053)632-1229,6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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