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입으로 먹기도 많이 먹고 말도 많이 한다. 3천5백만 국민이 먹어 없애는 쌀 양은 참으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그러나 그 많은 입에서 나오는 말수를 연구해본 학자가 얼마나 될런지 궁금하다. 우선 삼단논법을 따지기에 앞서 말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병자의 위안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죄인의 통회의 눈물을 자아낼 수도 있지만 엉뚱한 논쟁으로 얽혀 양자의 교양이 무색할 추태로 비약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이란 참으로 받아 전하는 것이 불완전하지만 완전한 것이 오면 불완전한 것은 사라지는 것이다. 극소수의 사람들이라고는 하지만 교회에 나가는 사람일수록 말이 많다는 것이다. 더욱이 하등의 가치도 없는 요설들이…
누구 부인이 어떻고 누구 남편이 빚이 많고 등등 참으로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여자만이 말이 많은 것이 아니다. 말은 시켜서 많아지는 것이다.
선진국을 본받으려면「아라 모드」보다는 폭 넓고 건설적이고 인간다운 행실과 어울리고 무게 있는 말을 배워야 할 것이다. 지난날 우리 내외를 중매해주신 신부님의 이야기다. 어느 안노인이 찾아올 때마다 며느리 험담을 하기에『할머님, 며느님은 올 때마다 시어머님 자랑만 하던데 어째서 할머님은 며느님을 위해 기도하지 않으십니까』하고 되물으시니 다음 찾아올 때부터는 한마디도 며느리 험담을 않더란다. 정말 남의 험담도 사랑의 힘으로 밝게 듣고 서로 반성하며 교회를 위해 진지한 일꾼으로서 생활하며 모든 성인 성녀와의 통공을 기도하는 참모습이 아쉽다. 선구자로서 말이 많았다는 분은 드물다.
성경 말씀대로『왼뺨을 맞으면 오른쪽 뺨을…』하는 식의 무골호인을 바보천치 같다고 비웃는 현세라 할지라도 남의 험담도 귀담아 들어 믿음과 양식으로 판단하여 조용하고 지혜로운 마음씨로 처리해 나갈 수 있도록 하여 행여 천진무후의 성모님께 심오한 주의 뜻에 욕됨이 없도록 우리를 보호하여 주시기를 기도드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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