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죽는다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 그런데 왜 우리의 선조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과 행복은 물론 생명까지 오직 천주만을 위해 웃으면서 바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창조의 힘으로 가득 찬 이 땅에 가톨릭이라는 좋은 나무가 깊이 뿌리를 박아 세세대대로 복음의 꽃을 피우기 위해 피를 쏟는 박해의 무서운 광풍 속에서 조금도 굽히지 않고 거룩하게 순교하신 것이다.
복음의 꽃씨가 이 땅에 뿌려지게 된 지도 어언 2백 년. 어찌 복음의 꽃씨가 기름진 땅에 뿌려질 수 있었겠는가?
박해하는 가시밭에 떨어진 꽃씨를 구하기 위해 순교하신 해미 감영 신자들의 유해가 묻힌 피땅(서산군 해미면 조산리 순교 현장)에 핀 한 송이 백합꽃처럼 아름다운 46척의 3각형 하얀 해미 순교 기념탐은 선조들의 고귀한 죽임이 뿌리 되어 우뚝 서 하늘을 향해 이어져 있다.
그런데 왜 해미 순교자들이 복음의 전파를 위해 순교하였는데도 복자 및 성인품에 한 분도 오르지 못했을까? 순교자들은 오직 우리들의 기도를 애타게 기다리며 천국에서 수심가를 부르고 계시지 않겠는가?
그분들의 고귀한 피와 땀이 얼룩진 순교 성지와 순교 사적을 애타게 기다리며 외롭게 서 있어야만 한단 말인가?
아니다. 이 방지거 안말딩 유시메온 김 비오박 노렌조 등 수많은 분들은 그 더러움과 쓰라린 고통 속에서 매일 형틀에 매달려 온갖 시달림을 받고서도 얼굴 한 번 찡그림 없이 순교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그들의 용맹과 인내력을 칭찬하는 데 그치지 말고 진정으로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희생함으로써 이 땅에서 기적이 일어나 하루빨리 복자들이 성인품에 오르게 되고 저들의 피로 물들인 우리 고장과 온 세상에 신앙이 더욱 더 전파되기를 빌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천국에서 저들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 진리를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하기에 모든 고통과 어려움을 참고 죽음을 감수할 수 있었다는 참뜻을 우리들의 맥박 속에 되살려 선열들의 고귀한 피가 헛되지 않도록 이 땅에 복음의 꽃을 피우며 내일을 위해 성실하게 생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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