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전래 2백여년 문화복음화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가톨릭 문화연구원 (이사장=현석호, 소장=김태봉)이 지난번에 이어 천주교와 유교를 주제로한 3차 심포지움을 10월 10일 명동성당 교육관에서 또다시 마련했다. 심포지움에서는 정인재(서강대ㆍ철학) 교수와 이성배 (대구가톨릭대) 신부가 「유교의 「天」관과 그리스도교의 하느님」 「유교의 「仁」과 그리스도교의 사랑」을 주제로 전통문화의 뿌리를 이루는 유교와 그리스도교에 대한 심도깊은 접근을 펼쳤다. 다음은 두 발표를 요약한 것으로 토론시간에는 ▲중국유가전체에 흐르는 「天」의 맥락을 잡기위해서는 동중서뿐 아니라 공자ㆍ주자 등 다른 학자들위 천관도 살펴봐야 한다는점 ▲유가의 「仁」을 애인(愛人)에만 국한할것이 아니라 궁국자와 관계를 맺고있는 폭넓은 개념으로 확대해석해야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본고는 한대 유햑자 동중서(董仲舒)의 천관(天觀)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은 주로 인격신이라는 전제하에 유가철학자 중 그와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인물을 골라 독자들이 각자 비교할 수 있도록 한것이다.
동중서(BC1795~104)는 한 제국의 통일이념을 마련한 인물로서 그의 사상은 공자의 「춘추」를 기초로 삼아 유가존왕(儒家尊王)의 사상을 제창했다.
춘추는 재이(災異)를 기록했는데 동중서는 이 사상을 발휘, 음양오행을 천의(天意)와 결합시켜 천인상응(天人相應)의 학설을 구성했다. 이런 그의 사상은 「춘추번로」(春秋繁露) 라는 저작속에 잘나타나있다. 춘추번로의 천은 두가지 뜻을 가지고있다. 하나는 형상도 없고 무한한 최고의 「인격천」이고 다른 하나는 사물로부터 드러날수 있는 「자연지천」이다. 두가지 사상은 서로 뒤섞여있고 충돌되기도해 종잡을 수 없게 만든다.
가) 인격천
동중서는 「시(詩)」「서(書)」의 천관을 계승하여 천을 지극히 높은 존재로 간주했다. 천은 여러 잡신보다 위에 있으면서 만물을 생(生) 한 존재이다. 동중서는 천자가 천자된 까닭은 바로 천에서 명(命)을 받았기 때문에 천자가 백성을 다스릴수 있다는 왕권천수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그는 「여씨춘추」의 사상을 따라서 새로운 왕조의 군왕은 반드시 제도를 개혁해야 된다고 주장했는데 그것 역시 천명의 표현이라 보았다. 그리고 천이 인간을 생했을뿐 아니라 인간에게 성명(性命)을 주었다고 생각했다.
동중서는 『천이 인간을 생하여 그러하여금 의(義)와 이(利)를 생하게 했다. 이(利) 마음을 기른다』고 설파, 천은 인간에게 생명을 부여했을 뿐아니라 간접적으로 인성(人性)과 도덕을 행할 수 있는 능력까지도 부여했다고 생각했다.
나) 자연지천
춘추번로는 역경에서 유래한 천지는 만물의 근원이라는 사상과 한대 유행하던 기(氣)사상을 계승하여 천지가 모두 기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것이며 이 기가 음양ㆍ오행으로 나뉘어져 작용하고있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동중서는 만물을 오행으로, 음양은 천으로 통일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자연지천은 사실 인격천과 벌개의 것이 아니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천은 음양 오행의 변화를 통해 만물과 인간을 생겨나게하고 또 지고하게 된다는 이러한 견해는 자연현상의 음양오행도 역시 천의 의지와 목적이 표현된 것으로 보는 것임에 틀림없다.
다) 천인상응
동중서는 천이란 만물의 조상이며 인간을 만든 것은 천이고 인간이 인간된 것은 천에 근본을 두고있으며 천역시 인간의 증조부라고 주장했다. 또한 천이 생한 인간은 천의 축소형이라고 주장했는데 이것을 일러 인부천수(人副天數)라 한다. 인간은 신체적인 면이나 심리적인 면에서 천을 아주 비슷하게 닮았다고 보는것이다. 동중서는 천또는 천지를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로 간주하여 1년 3백 65일을 인간의 신체와 부합시켰을뿐 아니라 일월성신(日月星辰) 산곡하천(山谷河川) 및 추위 더위 낮과 밤 등도 인간의 신체작용과 결부시켰다. 그리고 한대의 일반인들이 믿고있는 천인감응설에 근거하여 천과 인간은 같은 기로 연관돼있어 인간의 행위는 천에 어떤 감응을 일으킨다고 보았다.
동중서가 천인이 하나라고 주장한 결론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천을 본받는것(法天)이요 다른 하나는 천을 두려워하는(畏天) 것이다. 동중서는 천인상응의 취지에서 천은 인간의 근본이니 특히 성인과 군주눈 천을 받들고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주된 자는 천의 운행을 본받는다』『성인은 하늘을 본받는다』 고했다. 그 다음 천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바로 천벌때문이다. 군주는 일단 재이를 당하면 곧 잘못을 고쳐서 천벌을 면하게 된다.
한대에 왕권이 집중되어 이를 견제하는 것이 없을때 유가는 군주의 난폭한 힘을 방지하기 위하여 천인감응설을 주장해 군주로 하여금 조심하게 만든 것이다. 법천과 외천의 주장으로 보건데 동중서의 천은 단지 자연지천일 뿐만아니라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인격적인 천을 말하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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