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아스팔트위에도 낙엽이 뒹굴고 있다. 아침저녁나절 코 끝에 와닿는 바람의 강도가 벌써부터가 다르다. 어느새 초겨울입구에 서있는 모양이다. 이른 봄부터 싱싱한 젊음을 도도히 자랑하던 파란 잎사귀들, 빨강 노랑 갈색 등의 화려한 변신으로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던 단풍들, 이제 다시 눈 한번 깜박이면 흩날리는 낙엽의 모습으로 그 잎사귀들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된다. 나무 잎의 변신, 자연의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계절의 자리 바뀜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임을 실감하게 된다. 자연의 법칙, 그 순환의 질서는 진정 엄숙하고 틀림이 없다. ▼생물학적인 의미에서 「죽음은 한 생명체의 모든 기능이 완전히 정지되어 원형대로 회복할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생물학적인 죽음, 즉 육신의 죽음에 대해 교회는 생명의 원천인 영혼이 육신으로부터 분리되어 떨어져 나갈때 오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가르치고 있다. 또한 육신의 죽음으로 인간은 시험의 기간을 마감하고 창조자이자 구원자이며 심판자인 하느님 앞에 서게 된다고 한다. 물론 그 누구도 피할 수 없고 초월할 수가 없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 ▼그러나 인간이 정작 두려워해야할 죽음은 육신의 죽음이 아니라 영혼의 죽음이라고 성서(마태 10장 20절)는 말하고 있다. 대죄(大罪)로 영환의 생명인 성총을 잃고 영원히 지옥으로 떨어져 고통을 받는다는 영혼의 죽음은 제2의 죽음이라고 역시성서는 말하고 있다. 육신의 죽음 영혼의 죽음을 모두 물리쳐 승리한 예수 그리스도의 출현으로 인간은 비로서 영원한 생명에 대한 새로운 희망 속에 살게 되었다. ▼금세기 들어 눈부시게 발전하는 의학, 생명공학의 힘은 인간의 생명을 연장시키는데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경이적인 과학의 힘은 무서운 질병으로부터 인간생명을 보호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것은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이다. 반드시 맞이할 죽음을 딛고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지름길은 그리스도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그 지름길은 바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동참하는 것이다. 11월, 위령성월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이할 죽음에 대해 한번쯤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