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떠올려도 우선 푸근한 느낌을 받는다. 바로 「꽃동네」가 그렇다. 「꽃동네」는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이들, 병들어 갈 곳 없는 이들, 더이상 의지할 곳도 쉴 곳도 없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사랑의 보금자리다. 현재 꽃동네의 전체시설에 수용되어있는 사람들은 모두 9백 50명, 여기에 봉사자 1백명과 지도신부 수녀를 합치면 1천명의 사람들이 꽃동네의 한식구로 살아가고 있다.
불과 10수명에서 시작된 이 보금자리는 지난 10년간 명실공히 한국 유수의 복지기관으로 발론움 하고있다. 지금까지 건립된 시설을 살펴보면 「부랑인 보호시설」을 필두로 「정신요양원」「결핵요양원」그리고 최근 「임종의 집」이 완공됐으며 또 「알콜중독자 요양원」과 「꽃동네 병원」이 기공에 들어갔다.
76년 흙벽돌 찍어 지은집에 18명을 수용하면서 시작된지 불과 10여년, 참으로 놀라운 발전이 아닐수 없다. 꽃동네의 시작 동기나 과정, 그리고 성장은 그동안 여러매스컴을 통해, 입과 입을 통해 너무도 잘 알려져왔다. 교회는 물론이고 교회밖의 사랑과 손길을 모으는데 꽃동네를 능가할 복지기간은 아마 없을 정도로 어는곳보다도 많은 비신자 후원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는 시설 역시 놀라 우리만치 늘고있는 후원자들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아직, 우리 사회가, 우리네의 인정이 완전히 메마르지 않았다는 기쁨이 말할수 없이 크다고 말들을 한다. 반면 또 어떤이들은 너무 빠른 시설확장, 엄청난 규모의 수용인원 등을 들어 지나치게 커진 꽃동네를 걱정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시설이 비대하고 규모가 커진만큼 늘어난 살림살이에 대한 걱정이다. 거의 「괴력」에 가까운 열정과 사랑으로 오늘의 꽃동네라는 사랑의 터전을 일구어낸 주역일꾼, 오웅진 신부가 없는 꽃동네를 생각해보자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걱정들은 상당한 호소력과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사람들, 특히 우리 신자들의 경우 그일의 본질과 목적보다는 그 일을 관장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없는 것도 아니다. 꽃동네 측은 앞으로 꽃동네들 맡아 이끌어나갈수 있도록 이미 남ㆍ여 수도회를 창설, 수련중에 있으며 이 구상은 상당히 바람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동체는 공동체의 힘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전제하에 초반부터 시도된 이 구상은 특별한 봉사직에 참여하고자 하는 젊은 이들의 참여속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엄청난 꽃동네, 모든 식구들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통 사랑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이다. 최근 노인요양원(임종의 집) 준공식에 참석한 수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사랑, 그 메아리는 한가지 화고한 안도를 우리에게 안겨주고있다.
누가 시켜서, 강제로가 아닌, 자발적인 사랑의 마음들이 그렇듯 무서운 기세로 합쳐질 수 있었다면 그것은 분명 그리스도의 축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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