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성월을 맞이하여 병원에서, 가정에서 먼저 세상을 떠나신 모든 연령들을 생각해 본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움과 불안을 주며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신앙인에게는 죽음이 고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옮아가는 영원한 삶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그 설립 이념과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돌보고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금년부터 암센터를 설립함과 동시에 호스피스과도 신설되었다. 필자는 초창기 신설과로 이것저것 바쁘게 근무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호스피스가 무엇이냐고 문의해 온다.
호스피스의 개념 용어 자체는 손님을 환영하고 은혜를 베푸는 관습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리이스어 (Greek)와 라틴어(Latin)에서 유래된 말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호스피스(Hospice)는 라틴어의 어원인「hospes」로 부터 나온 말이며 주인과 손님 즉 인간이 서로 상호돌봄을 상징하는 것이다.
중세시대에는 호스피스가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소를 의미했으나 점차 그 의미가 좁아져 근래에는 주로 임종환자와 그의 가족들을 돌보고 안위하는 특별한 안식처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호스피스는 죽음을 출생이나 성장, 성숙과 같은 하나의 자연적인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삶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환자와 가족이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호스피스의 목적은 삶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환자들이 남은 기간을 보다 평온하고 고통스럽지 않게 하루하루가 의미있는 최상의 날들이 되도록 호스피스팀(Interdisciplinary team) 즉 의사ㆍ간호원ㆍ사회사업가ㆍ성직자ㆍ자원봉사자들이 공동체가 되어 정지적으로 환자를 방문하여 공통관리와 그외의 신체적 증상을 조절하고 환자와 가족, 가까운 이웃들의 정신적ㆍ신체적ㆍ영적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높은 수준의 질적간호를 제공하는데 있다.
호스피스 활동은 5가지의 형태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병원에 호스피스팀만 있는 경우 둘째, 병원에 호스피스 병동이 개설되어 있는 경우 셋째, 호스피스 기관이 단독으로 운영되어지고 있는 경우 넷째, 큰 병원에 부속으로 있는으면서 호스피스 병동이 독립되어 있는 경우 다섯째, 가정을 방문하여 돌보는 호스피스 흠캐어 (Homecare) 등이다.
필자는 몇개월간 미국에서 호스피스 연구교육을 받고 호스피스 유닛이 잘 되어있는 여러 병원을 견학하고 돌아왔다. 미국의 호스피스는 10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어 국민들의 의식도가 높은 수준에 있었고 현재는 호스피스가 보편화되어 서적이나 잡지는 물론 홍보활동을 위한 많은 표지들도 발간되어 있었다. 또한 사회 의료보장제도가 잘되어 있어 경제적 부담없이 호스피스 진료를 병원과 가정에서 편안히 받을 수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호스피스라는 단어도 이해하지 못할뿐 아니라 호스피스에 대한 교육 수준도 낮아 말기환자를 어떻게 살리느냐에만 치중한 나머지 환자가 최후의 순간까지도 강한 생의 애착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앞서말한 미국의 호스피스를 잘 이해하고 받아들여 우리 실정에 알맞는 호스피스 활동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죽음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온 것처럼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왔습니다. 아담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모두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살게 될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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