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사회과학연구회(회장 ㆍ 한용회) 제15차 정기 발표회가 10월 24일 서강대학교 산업문제연구소에서 개최됐다. 발표회에서는 오용석 교수 (부산산업대ㆍ경제학)가 「경제개발과 가톨리시즘」을, 박문수 신부(서강대ㆍ사회학)는 「교회와 산업사회 빈민」을 주제로 각각 연구논문을 소개했다. 다음은 교회문헌에 입각해 조명한 오용석 교수와 박문수 신부의 논문을 요약, 소개한 것이다.
■ 교회와 산업사회 빈민…박문수 신부
「빈민사목」 구체안 없어
빈부격차 해소책 제시못해
이 글에서는 빈민을 위해 이바지하겠다는 천주교의 선언과 빈민사목방안의 조성 및 실행사이의 격차에 대해서 고찰하고자 한다. 이 격차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사목 방안의 조성과 실행에 필요한 요소들을 고려해 봐야한다. 사목방안의 실행의 단계(Cycle of praxis) 는 ①지식 (문제제기,목표와 절차의 설정) ②절차시행 ③실행에 관한 평가 및 반성 ④방안의 재구성 또는 적응의 과정이다.
이 연구는 사목방안의 실천과정에 있어서 첫째와 둘째단계(방안의 조성과 실행) 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 분석개념들로써 산업사회 빈민에 관한 제2차 바티깐 공의회의 문헌과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기념사목위원회의 의안을 분석해보았다. 이 의안을 비평하기위한 것이 아니라 의안에 준해 도시빈민 사목의 미비점을 알기 위한 것이다.
빈민사목방안의 성서적 배경은「아나윔」 이라는 개념과 그 개념에 깊이 관련된『하느님 나라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의 것이다』는 그리스도의 선언이다. 이 개념은 객관적이라기 보다는 예언적 즉 카리스마적이며 신비주의적이지만 현실상태에 있어 실제적으로 가난하고 약하면 천한 사람들에게 중점적으로 적용된다.그럼므로 빈민사목 방안이라는 것은 신비주의적이며 예언적인 이 영향을 꼭 받아야하고 그 개념을 우리나라 실태에 객관적으로 또한 정확히 적용해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 기념 사목회의「사회정의」의안을 보면 그것은 마음의 가난함 즉 「아나윔」의 정신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며 현재 한국사회에 대한 분석을 적절하게 했다는 장점이 발견된다. 그리고 이 의안은 분배정의의 여러 원리-결핍·생활양식에 대한 자유·기여·법적권리 등-를 고찰하는 발전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우리 시대에 분해정의를 이룩하기 위해서 무엇을 꼭 해야하는가, 무엇을 보류해도 되는가하는 실제적인 정책에 관한 입장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빈민사업을 실행하는 차원에서도-특히 신자들의 활동을 촉진해야하는 차원에서도-이 방안은 아직 미비하다. 빈민사목의 영성에 있어서 일반적인 정신은 잘소개하고 있지만 빈부격차를 합리화시키는 이데올로기에서 해방시키기위한 교육, 또는 분배정의를 실현가능하게 하는 생활양식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없다.
사목활도의 차원도 미비한 상태다. 교회내에 요구되는 대인관계의 새로운 형태에 대한 방안이 거의 없으며 빈민사목활동의 구체적인 목적 또는 활동절차에 대한 방안도 전혀없다.
<서강대교수ㆍ사회학>
■ 경제개발과 가톨리시즘…오용석 교수
공정분배 우선돼야
「저 소득층 생계보장」 마련
이 연구는 경제개발의 목적을 경제 이론적 시각과 가톨릭시즘의 시각에서 고찰하고 반가톨릭시즘적 경제발전의 결과를 토대로하여 그 원인적 처방으로서 가톨리시즘에 입각한 경제적 정의(economic justice)의 관점에서 정책방안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전통적으로 경제개발의 목적은 경제성장 및 공업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일인당 실질소득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이런 목적은 절대빈곤선 이하의 국민수가 증대되지 않고 소득분배의 불균형이 심화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돼야한다.
가톨릭시즘이 제시하는 경제활동이나 조직의 최고기준은 정의와 사회적 애덕 (교황 요한 23세 회칙 「어머니와 교사」39) 이다.
가톨릭은 사회진보가 올바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인간전체와 인류전체의 발전향상 즉 균형적 성장발전을 요구한다. 이런 균등발전을 위해서 『생산조직의 발전과 더불어 요구되는 근본적인 봉사는 도로의 건설, 운수교통, 음료수, 주택, 휴식의 편의 등』 이고 『초등교육을 개발계획의 첫째 목표로 삼아야한다』고 함으로써 가톨리시즘에 의한 경제개발의 목적은 기본 수요 충족 목적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이것은 가톨리시즘에 의한 경제개발 목적에 포괄되는 것일뿐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가톨리시즘이 추구하는 최고목표는 인류의 영신계발이지 단순한 물질적 복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가들의 상 ㆍ 하간 빈부격차의 증대, 1인당 실질소득향상을 위한 산아제한 정책, 환경오염, 생태계파괴, 그리고 실업율 증가 등은 가톨리시즘에 반하여 나타난 경제개발의 결과이다.
앞서 지적된 이같은 반 가톨리시즘적 경제개발의 결과는 결코 낮은 국민소득의 성장때문에 생긴 문제가 아니라 국민소득의 절대적 크기에 의해서 인간의 복지도 커진다는 단순논리에서 기인한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소득이 아무리 커졌다하더라도 사회빈곤층의 생활수준개선이 없다면 사회복지 또는 후생이 커졌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득분배에 의해서 사히적 후생이 커질때 그것은 경제적 정의가 실현되고 있다고 보며 따라서 공정한 소득분배는 경제적 정의실현의 충분조건이다.
이런점에서 경제개발은 반드시 공정한 분배를 요구하는 경제적 정의와 연결돼야하며 이는 가톨릭시즘에 의한 경제적 공동선과도 일치한다.
가톨릭시즘이 요구하는 공동선에 따르는 경제적 정의 실현을 위한 경제정책방향은 명백하다. 첫째는 최저소득계층의 소득수준을 향상시켜야하며 둘째는 노동의 한계수입 생산수준에서 임금을 보장할 수 있는 노동생산성을 향상 시켜야하고 셋째는 물가안정과 간접세의 범위가 축소돼야하며 넷째는 독과점을 철저히 규제하고 다섯째는 적극적인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하며 여섯째는 중심부와 주변부의 균형적 개발이 이뤄져야한다.
앞서보았듯이 가톨릭시즘적 경제개발의 목적과 일반적으로 주장되는 경제개발의 목적은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난한이들-개인 또는 국가- 이 가난을 극복할 수있게 하려는 「가난한 교회」 의 목소리인 가톨리시즘이 현실적으로 강력하게 수용될수 있게 하기위해서는 그에 대한 경제사회적 논리의 체계화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부산산업대 ㆍ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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